신고리원전 질소 누출사고는 ‘인재’… “가스 샌다” 보고 무시
수정 2015-04-23 11:38
입력 2015-04-23 10:05
한수원 과장 1명 영장·8명 입건
울산 울주경찰서는 신고리 3호기 건설현장 보조건물 지하 밸브룸 질소누출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 원자로 설비과장 주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한수원 고리원전본부 안전 관련 책임자 3명, 시공사인 두산중공업·현대건설의 현장관리자 3명, 시공 하청업체 현장책임자 2명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설비 관련 총괄 책임자인 주씨는 이번 질소누출 사고와 관련해 ‘밸브 이상’을 보고받고도 조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가 난 밸브룸에는 사고 22일 전인 지난해 12월 4일 가스조절설비인 구동기 교체작업이 있었다.
경찰은 같은 날 교체작업을 완료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밸브에서 ‘쉬∼’하며 가스 새는 소리가 난다”고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주씨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근로자들이 질소가 이동하는 밸브 아래쪽에서 새는 소리가 난다고 알렸지만, 주씨가 이를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주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체 후 테스트 과정에서 질소가 밸브 안으로 지나다니는 소리거나 공기가 이동하는 일상적인 소리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질소가 새는 소리와 밸브 내를 통과하는 소리 자체가 다르고 공기가 이동하는 곳은 밸브 위쪽이라서, 밸브 아래쪽에서 이동하는 질소 누출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주씨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사고 밸브룸에 환풍기가 설치돼 있었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누출된 질소가 밸브룸 내에 쌓이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한수원 고리원전본부 안전팀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평소 가스밸브의 안전점검을 소홀히 하고 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 현장책임자 3명과 사고 당시 합당한 구조작업 지시를 내리지 않은 시공사 협력업체 현장감독 등 2명을 역시 불구속 입건했다.
신고리 3호기 건설현장 보조건물 밸브룸에서는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4시 30분께 질소 가스가 누출돼 협력업체 안전관리 직원 손모(41)와 김모(35)씨, 안전관리 용역업체 직원 홍모(50)씨 등 3명이 질식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질소가 통과하는 밸브(다이어프램)를 점검·보수하는 과정에서 밸브 덮개를 설계도면보다 강하게 죄어, 밸브가 손상돼 질소가 누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밸브는 지난 2009년 12월 17일 설치된 것으로 사고 당시 수명연한(5년)을 일주일가량 초과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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