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 유산 절반 우선배분’ 민법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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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4-01-02 11:39
입력 2014-01-02 00:00

현행법 ‘공동상속자보다 50% 가산’→ ‘전체 재산 절반 + 50% 가산’ ‘배우자 몫 대폭 강화’

상속 재산의 절반을 배우자가 우선 받도록 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2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학계 교수와 법조인들로 구성된 법무부 산하 ‘민법 상속편 개정특별분과위원회’는 배우자가 사망하면서 남긴 재산의 50%를 남은 배우자에게 먼저 배분하는 방향으로 민법 상속편 조항을 개정하는 안을 법무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는 법무부가 지난해 9월 고령자 복지증진과 부부공동재산 기여분 보장을 위한 상속분 조정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현행 민법 상속편에서 ‘법정 상속분’을 규정한 제1009조는 제2항에서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과 공동 상속하는 때에는 각각 직계 존·비속의 상속분보다 50%를 더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더 우선권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망한 남편의 배우자와 자녀 1명이 나눠 갖는 상속 재산의 비율은 1.5대 1이다. 자녀가 2명이면 상속분은 1.5:1:1이 된다. 자녀처럼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상속분은 균등 분할한다.

하지만 개정위 의견대로 고치면 배우자에게게 상속 재산의 50%가 우선 주어지고 남은 절반을 다시 현행 상속분 규정대로 배우자와 자녀가 나누게 돼 배우자가 갖는 재산이 크게 늘어난다.

상속자가 아내와 자녀 1명일 때 상속분은 4:1 비율이 된다. 자녀가 2명이면 아내에게 71.4%가 돌아간다.

법무부는 2006년에도 상속 재산의 50%가 배우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내용으로 민법 상속편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자녀가 부모를 모시는 전통이 강했던 국내 풍토에서 ‘배우자 상속 대폭 강화’를 반대하는 여론에 부딪혀 개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혼·재혼이 늘어나고 자녀가 1∼2명에 불과한 가족도 많아지는 등 가족 형태의 변화 추세와 자녀의 기여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당시 안은 자녀가 1명인 경우 배우자와 자녀가 1대 1로 상속을 받게 되는 모순점도 있었다.

법무부는 “이달 중 개정위가 최종 의견을 제출하면 검토 및 의견 수렴을 거쳐 입법예고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공청회나 국회의 법안 심사 과정 등을 거치면서 배우자 상속분을 대폭 강화하는 안을 둘러싸고 논란도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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