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감정노동자’ 우울증에 회사책임 인정
수정 2013-07-01 09:22
입력 2013-07-01 00:00
모 이동통신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고객센터에서 상담 업무를 하던 A(32)씨는 지난해 3월 휴대전화를 분실한 고객 B씨에게 임대 전화를 개통해주면서 사용법과 개통 후 생길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설명해 줬다.
그러나 이후 B씨의 동생은 “A씨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을 수 없게 됐다”며 전화로 항의하고 폭언을 퍼부었다.
회사 측은 B씨에게 사과한 뒤 A씨를 징계했고 A씨는 “정신적 고통과 충격을 겪었다”며 사표를 냈다. 이후 A씨는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 기도까지 했다.
이 판사는 이날 “회사 측은 고객의 무리한 요구나 폭언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책임을 떠넘겨 A씨의 우울증을 발병하게 하거나 적어도 악화시킨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다만 “원고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끝까지 항의하거나 본사에 정식으로 이의 제기하지 않았다”며 회사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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