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학폭 개입 어디까지… 가이드라인 없어 혼선
수정 2013-03-13 00:10
입력 2013-03-13 00:00
손발 안맞는 ‘스쿨폴리스’
교사들 가운데는 껄끄럽다는 반응이 많다. 경찰이 복도나 교실을 순찰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교육적인 부분을 경찰 손에 맡기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도 강하다. 불량 학생을 죄다 경찰에 맡겨야 하는 것인지, 문제가 생기면 교사가 신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통정리도 안 됐다.
서울 시내 A고등학교 최모(45) 교사는 12일 “스쿨폴리스 제도 도입으로 학생과 교사의 인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면서 “처벌하고 공포심을 자극하기보다는 상담 활동이나 인성 교육으로 해법을 찾는 게 장기적으로 볼 때 맞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B중학교 박모(38) 교사는 “아직은 안전지킴이나 학교보안관제도와 크게 다른 걸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C중학교 최모(28·여) 교사는 “선생님들이 잘 안 가는 후미진 사각지대까지 스쿨폴리스가 챙기더라”면서 “학교 폭력은 물론 묻지 마 범죄나 성도착증 환자같이 선생님이 해결하기 까다로운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송파구 정신여고에서는 이날 스쿨폴리스와 일선 학교 교장들을 상대로 한 만남의 자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용판 서울경찰청장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서울시 중고교 교장 및 스쿨폴리스와 장학사 등 920여명이 참석했다.
김 청장은 “학교 폭력은 우리가 힘을 합치면 반드시 근절된다”면서 “스쿨폴리스는 학교 폭력 피해 학생에게는 따뜻하고 인자한 아저씨로, 가해 학생에게는 무섭고 두려운 형사로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부자연스러운 학교 분위기를 인지한 듯 “경찰이 들락거리면 학교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교장선생님이 계시면 제가 술 한잔 살게요. 대화합시다”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문 교육감도 “학교 폭력을 내부적으로 근절하고 대처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학교와 경찰이 힘을 모아 아이들이 폭력에 대한 공포, 불안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해주자”고 화답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2013-03-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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