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무시하지마”…한밤중 친척들에 흉기난동
수정 2013-03-03 10:51
입력 2013-03-03 00:00
할아버지 생일 모임 중 친척 1명 사망·7명 부상
부모를 무시하는데 불만을 품은 10대가 할아버지의 생일 모임에 참석한 친척들에게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경찰에 자수한 피의자는 평소 어머니를 무시하는 듯한 친척들의 태도에 불만을 품다가 이런 이유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어머니의 하소연을 듣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직 직업을 구하지 못한 피의자는 평소 폭력 성향이 짙은 인터넷 게임에 심취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밤중 친척들에게 칼부림 = 3일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김모(44)씨 집에 김씨의 조카(19)가 담을 넘어 들어가 불꺼진 거실과 방 3곳에서 자는 친척 8명을 흉기로 찔렀다.
집 주인인 김군의 작은 아버지는 숨졌으며 김군의 할아버지, 할머니, 숙모, 큰고모와 그 딸, 둘째 고모와 남편도 다쳤다.
할머니 등 일부는 부상정도가 매우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에 있던 12명 중 다른 방에서 자던 큰고모부와 사촌 3명만이 화를 면했다.
이들은 이사를 기념한 집들이와 김군 할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하는 모임을 갖고 자는 중이었다.
김군은 범행 후 인근 파출소를 찾아가 흉기를 내려 놓으며 자수했다.
경찰은 살인과 존속 살인미수 혐의로 김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부모님 무시당하는게 싫었다” = 김군도 2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아버지와 함께 이 모임에 참석했다.
집에 돌아온 김군은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털어놓은 하소연을 듣고 격분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군의 어머니는 “맏며느리인데 중요한 가족 모임에 빠져서 되느냐”는 아버지의 질타에 “가서 좋은 소리 들을 일도 없고 그 시간에 차라리 일이라도 하는게 낫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친척들이 경제 사정 등을 이유로 부모를 무시한다고 느껴온 김군은 지난해 인터넷으로 구입해 책상 속에 넣어뒀던 등산용 칼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걸어서 10분 거리인 할아버지 집으로 돌아가 휘둘렀다.
김군은 경찰에서 “죽이고 싶은 생각까진 없었는데 죄송하다”며 “집에 오니 부모님이 (어머니의)시댁 식구들 때문에 또 싸우는데…”라며 흐느껴 울었다.
◇온라인 게임 심취 = 김군은 평소 소극적이고 예민한 성격이었다고 김군 어머니는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군은 지난해 2월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려 했으나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PC방에서 오랜 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5시간가량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두달여 전부터는 칼이나 마법으로 괴물을 무찌르면 캐릭터 등급이 상승하는 RPG(Role Playing Game)게임 중 하나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인 이 게임은 폭력성과 중독성이 높은 것으로 이용자들 사이에 정평이 나있다.
김군은 등산용 칼이나 수갑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여름 인터넷 중고사이트를 통해 칼집이 있는 등산용 칼 3자루와 수리검 3자루, 수갑, 도끼 2자루 등(10만원 상당)을 세트로 샀다. 등산용 칼은 결국 이날 범행에 사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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