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조현오 경찰청장 문답
수정 2011-08-29 05:12
입력 2011-08-29 00:00
“작년 G20 성공적 경비 큰 성과…경찰처우 개선 미비 아쉬움”
조현오 경찰청장은 경찰청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집회·시위의 불법 행위 강도에 따라 경찰 대응도 신축성 있게 조정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청장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경비·경호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꼽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찰에 대한 전반적인 처우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조 청장과 일문일답.
--서귀포서장 경질과 태스크포스 파견 등으로 제주 강정마을에 대한 강경 진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광범위한 공권력을 투입해 무조건적인 연행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강정마을은 쌍용자동차나 유성기업 사태와는 다르다. 당시에는 회사 안에 수백~수천명의 사람이 불법 행위를 하고 있었으니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찰력을 일시에 투입했지만 이번 건은 다르지 않나. 강정마을의 경우 평소에는 사람이 없다가 공사한다면 20~300명이 몰려나오는 것이니 몰려드는 주민을 차단하는 정도 아니겠나.
--그래도 진압강도가 높아지는 것 아닌가.
▲불법행위가 경미하면 경찰도 경미하게, 시위가 불법 과격 폭력양상으로 가면 경찰도 인력과 장비를 그 정도에 맞춰 동원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경찰의 대응은 시위대의 불법행위 정도에 따라 달라지지 분위기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검찰도 그렇고 요즘 공안 정국이 조성되는 것 같은데.
▲법 집행기관으로서 경찰은 공안·비공안 사건이 없다. 우리에게는 불법행위를 하느냐 마느냐만 있지 이념의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충북지방경찰청 차장 등 태스크포스를 제주에 보냈지 않나.
▲지방청마다 집회·시위 대응 역량이 다르다.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곳에 능력이 있는 사람을 추가로 보내준다는 취지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강정마을 주민들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나.
▲지금 강정마을에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등 강성 외부 단체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군부대 철조망도 자를 수 있는 사람들 아닌가. 외부세력이 개입되면 문제가 커진다.
▲최근 서귀포서장이 시위대와의 협상 내용을 본청에 보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일부 의원이 경찰청 간부와 통화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그런 약속을 할 수 있는 지위의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약속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사건이 있었던 24일에는 업무 방해 혐의로 5명이 연행됐고 검찰과 불구속 협의를 할 것이라는 보고만 받았다.
25일에 상황을 보니 서귀포 경찰서가 문 걸어놓고 있었고 7시간 동안 공권력이 무력화된 상황이었더라. 제대로 된 보고가 되지 않아 화를 많이 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선처해달라고 해서 원칙적인 선 안에서 도울 수 있는 것을 돕겠다고 했다. 경찰력을 빼달라는 부탁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했다.
--집회·시위 대응이 강경해지나.
▲쌍용차 사태 이후 ‘합법촉진 불법필벌’ 기조하에 유연하게 잘 대처해왔다고 자신한다. 그런 기조로 가는 것이 맞다. 유연하고 무기력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페이스를 잃으면 안 된다.
다만 불법행위 세력의 세를 키워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에는 희망버스 등 불법행위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거기 맞춰 경찰 대응도 강해질 수 있다.
--경찰 평가에서 정성적 요소를 늘리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정성적 평가 요소를 실적 평가에서 35%까지 확대할 것이다. 지역실정에 맞게 주민을 편안하게 해주자는 취지다.
--인력 충원 방안이 결국 정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방치하면 언젠가는 폭발한다. 치안 수요에 따라 인력 적절하게 배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곪아 터질까 염려된다. 형사·교통 분야와 지역경찰은 휴가도 잘 못 가는 분위기다.
--재임 1년을 평가한다면 어떤가.
▲지난해 G20 정상회의 경비·경호를 잘한 것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인사 정의, 경찰 내 부패·비리 척결, 인권 상황 개선, 전·의경 가혹 행위 문화 개선도 보람이 있다.
경찰 처우를 개선하지 못한 부분은 가장 아쉽다. 처우가 좋아지면 경찰이 부패·비리 유혹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텐데. 정부가 재정적으로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