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한 과학 바이오] (끝·8) 전문가가 본 미래 과학
수정 2009-12-28 12:00
입력 2009-12-28 12:00
“협력적 연구환경 조성돼야”
하지만 우리나라를 아직 과학기술 선진국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09년 국가과학기술 혁신역량 평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고작 12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아직 한국이 완전한 과학 선진국 대열에 오르지 못한 이유로 ‘연구환경 미성숙’을 든다. 국내 과학기술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로부터 국내 연구환경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 미래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
한홍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지금까지 우리의 연구개발은 선진국 ‘추격형’으로 이뤄져 지나치게 성과 중심으로 흘렀던 게 문제”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국내 연구개발이 세계 ‘선도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양보다 질적 성장에 몰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많은 국민들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안 나오냐는 의문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문화, 자율성이 보장되는 연구환경이 조성되면 조만간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IPK) 울프 네바스 소장은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로 ‘지나친 경쟁’, ‘과학계의 장유유서 문화’를 꼽았다. 재정적 지원시스템이 잘 갖춰진 과학 선진국에서는 ‘경쟁’이 동기부여의 원천이 되지만 그런 풍토가 척박한 한국에서는 과학자 개개인을 압박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장유유서 문화가 수직적 관계를 지나치게 중시하다 보니 세미나와 토론회의 질이 떨어지고,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활발한 연구를 펼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프 소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경쟁적인 연구환경에서도 언제든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성숙한 ‘경기규칙’이 필요하며, 젊은 연구자들을 존중하는 연구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형민 차병원 교수는 핵심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수준의 지원과 투자가 아직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미래에 과학기술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바로 “우수인재 양성”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09-12-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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