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NEWS] 간접홍보·판촉 vs 기업이윤 환원
수정 2009-11-19 12:00
입력 2009-11-19 12:00
담배회사 대학연구비 후원 윤리성 논란
담배회사가 대학병원과 교수들에게 지원하는 연구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대한금연학회는 18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담배회사’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보건의료인과 학자들이 담배회사의 후원금을 받는 것은 결과적으로 흡연에 따른 건강손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외 담배회사들은 각종 사회공헌기금 명목으로 해마다 학자들에게 연구팀당 수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KT&G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사회공헌비조로 2162억원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1600여억원을 사용했다. 문제는 사회공헌비 가운데 일부가 간적접으로 담배 홍보 및 판촉을 위한 목적으로 쓰여질 가능성에 있다. 실제로 담배 ‘말버러’ 등을 판매하는 필립모리스는 2007년 서울대병원에 덜 해로운 담배를 만드는 연구를 의뢰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무산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회사의 재정후원금을 받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규정한다. 2005년 선포한 담배규제협약(FCTC)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들은 담배회사의 후원금을 받지 않고 있다. 미국 국립암센터도 담배회사 후원을 받는 연구자에게는 학교 차원의 연구비를 따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국내의 경우 보건의료단체장들이 ‘담배회사로부터 재정적 또는 기타 어떤 형태의 지원도 받지 않겠다.’는 행동강령을 만들기도 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교수는 “외국의 경우 담배회사가 과학자와 의료인을 포섭해 담배회사에 유리한 자료를 만들어 학술대회를 통해 보급한다.”면서 “결국 그 대학의 이름을 빌려 홍보 효과를 내려고 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담배회사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기업이 얻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선의’에서 나온 후원활동으로 제품 홍보나 판촉 등 마케팅 전략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KT&G관계자는 “후원을 통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09-11-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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