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판사에 ‘수위조절’ 전화 파문
수정 2009-05-18 00:44
입력 2009-05-18 00:00
18일·19일 8곳서 ‘申사태’ 판사회의… 부적절 개입 논란
17일 법원행정처 김용담 처장과 소속 판사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회의를 한 뒤 18~19일 판사회의가 열릴 서울가정법원, 서울서부지법, 의정부지법, 인천지법, 수원지법, 부산지법, 울산지법 판사들에게 판사회의의 논의 수위를 낮춰 줄 것을 요청했다.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은 또 사법시험이나 학교 동기 등으로 분류한 뒤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당 법원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용훈 대법원장의 구두경고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권고와 같지 않다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판사들은 신 대법관의 사퇴 촉구 논의 자제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이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자 일선 판사들에게 전화하는 일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측은 신 대법관에 대한 이 대법원장의 구두경고 성격을 정확히 알리고 일선 법원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 대법관에 대한 재판개입 논란으로 소장 판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까지 나서 판사회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것은 또다른 부적절한 개입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특히 이번 돌출사건이 18, 19일 서울과 지방 등 8개 법원에서 열리는 판사회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서울에서 촉발된 판사회의가 지방으로 확산되고, 일부 법원에서는 단독판사 외에 배석판사들도 참여하기로 해 이번 주가 신 대법관 거취 문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법원 중 처음으로 판사회의를 여는 서울가정법원은 단독판사들 외에도 5년 미만의 젊은 배석판사들이 판사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배석판사들의 참여는 신 대법관의 거취 문제에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배석판사들도 지난 15일 저녁 모임을 갖고 판사회의 소집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고법 배석판사들은 법관 경력 15년차 이상으로 1~3년 내에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로 발령받게 될 중견 법관들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신 대법관의 재판 관여 당사자로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판사를 지냈던 법관들이 지난 13일과 16일 서울 모처에 모여 대책회의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일단 판사회의 결과와 신 대법관의 거취문제 결정을 지켜본 뒤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5-18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