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청산은 우리 모두의 몫 아픈 기억과 끊임없이 대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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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4-11 00:06
입력 2009-04-11 00:00

獨 ‘일상사 연구 대가’ 알프 뤼트케·임지현 한양대 교수 대담

“과거사 청산은 과거의 아픈 기억과 계속 대면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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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양대에서 트랜스내셔널 일상사를 주제로 초빙교수 취임 강연을 한 독일 일상사 연구의 대가 알프 뤼트케(오른쪽) 교수와 비교문화연구소 임지현 소장.
10일 한양대에서 트랜스내셔널 일상사를 주제로 초빙교수 취임 강연을 한 독일 일상사 연구의 대가 알프 뤼트케(오른쪽) 교수와 비교문화연구소 임지현 소장.


한양대 연구중심대학(WCU) 석학교수로 초빙받아 방한한 일상사 연구의 대가 알프 뤼트케 교수가 10일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임지현 교수와 대담을 가졌다. 이날 ‘트랜스내셔널 일상사’라는 주제로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열린 강연에 앞서 가진 대담에서 두 학자는 “과거사 청산은 소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반성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9년부터 독일 에르푸르트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뤼트케 교수는 거대담론 위주의 역사학을 비판하며 개인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일상사’ 분야에서 저명한 석학이다.

●독일 과거사 청산은 현재진행형

→독일에서의 과거사 청산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한국과 비교한다면.

뤼트케 과거사 청산은 파시즘이 무너진 후 20~30년에 걸쳐 이뤄졌다. 동독의 경우 “파시스트였던 적이 없다.”며 과거를 외면했지만 1970년대 들어 유대인 학살에 가담했던 것은 많은 무명씨였다는 시각이 생겨났다. 대도시뿐 아니라 작은 마을에서 유대인을 약탈하고 강제노동을 강요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독일은 과거사 청산의 선구자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과거사 청산은 현재진행형이다. 옛 동독의 비밀경찰인 슈타지를 둘러싼 논란만 해도 그렇다.

임지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만주에서 제국주의와 싸웠다는 정통성을 내세우며 친일파가 청산됐다고 주장한다. 남한도 일제나 독재시대에 대해 소수의 권력자만 책임이 있을 뿐 나머지는 피해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독재시대에 대한 향수가 만연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그 시대의 사회적 가치가 박혀있기 때문이다. 이와 싸우려면 인적 청산으론 안 된다. 일반인들이 그 시대의 가치와 대면하는 것이 진정한 과거사 청산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과거사 청산을 위한 국가위원회들이 통폐합될 처지다.

임지현 그런 위원회들이 없어지면 과거사 청산이 안 된다는 것인가. 과거와 대면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이 아니라 시민사회 성원들이 해야 하는 몫이다.

뤼트케 과거청산에서 중요한 것은 다원주의 원칙이다. 정부, 역사가, 소시민, 시민단체들이 나서야 한다. 1970년대 영국에서 ‘역사 작업장’이라는 운동이 시작돼 독일로 옮겨왔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그 지역의 역사를 공부하고 반성한다. 정부가 주도한 게 아니었다.

●시민들 스스로 역사 공부하고 반성을

→과거사 청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뤼트케 ‘네트워킹’이다. 모여서 공부하고, 과거와 대면해야 한다. 20세기의 슬로건이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였다면 지금은 “만국의 노동자여 네트워킹하라.”다. 과거를 이해하고 반성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09-04-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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