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檢 소환불패 뒤에 ‘비나의 입’ 있었다
수정 2009-03-28 01:04
입력 2009-03-28 00:00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L모씨는 연 매출 2억달러가 넘는 태광비나의 자금을 총괄하고 있다. 매출에서 발생하는 태광비나의 수익은 한국으로 송금할 필요가 없다. 베트남에 소속된 태광실업의 현지법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자금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 쪽에서 나이키 신발을 만드는 데 쓰이는 소재, 반제품, 완제품을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보내는 방법도 비자금 조성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광실업 안에서도 “L씨가 베트남 쪽에서의 자금 준비를 도맡아 했다.”면서 L씨가 박 회장이 원하는 ‘비자금’을 만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재 의원에게 전달된 달러도 L모씨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박 회장의 입과 곽모씨의 입, 그리고 L모씨의 입이 살생부인 셈이다.
10차례 이상 검찰의 칼날에도 굳건하게 버텨 온 이광재 의원도 ‘3개의 입’을 통해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27일 소환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나 주중에 출두할 민주당 서갑원 의원도 굴레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환 대상자들은 “(박 회장을)만난 적도 없고, 돈을 받은 일도 없다.”고 한결같이 부인하고 있지만 ‘3인의 입’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을 통해 검찰의 수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순항하고 있다는 말이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온다.
검찰의 한 인사가 말하는 “피의자의 인간적인 본능과 진술을 이끌어내는 과학수사”가 결국엔 박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L모씨 등의 진술인 것이다. 철저히 준비된 검찰에 불려올 이들에겐 잔인한 4월일 수밖에 없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3-28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