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색깔로 갈린 ‘국제중 입학’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8-12-27 01:00
입력 2008-12-27 00:00

정원 3배수 대상 추첨전형 “이게 무슨 입시냐” 거센 반발

말 많던 서울 영훈·대원 등 국제중학교의 첫 신입생 선발이 공 색깔 하나로 결정났다.귤색 공을 쥔 학생들은 환호하고 녹색·흰색 공을 쥔 아이들은 울었다.

1차 서류전형,2차 개별면접을 거친 수험생들은 26일 마지막 3차 추첨전형을 치렀다.이날 대원중에 모인 일반전형 응시자는 모두 317명.입학정원 3배수 318명에서 1명이 불참했다.애초 2차 전형 통과자 수는 264명이었지만 54명 늘었다.
이미지 확대
26일 서울 중곡동 대원국제중학교에서 열린 이 학교 신입생 선발을 위한 최종 추첨전형에서 입학이 확정된 학생과 학부모가 활짝 웃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26일 서울 중곡동 대원국제중학교에서 열린 이 학교 신입생 선발을 위한 최종 추첨전형에서 입학이 확정된 학생과 학부모가 활짝 웃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학부모·학생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어차피 운인데 덤덤하다.”,“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만족한다.”는 말이 이어졌지만 표정은 굳어 있었다.오전 11시쯤 이 학교 김일형 교장이 추첨 방식을 설명했다.“미리 교장이 추첨한 공과 동일한 색 공을 뽑는 학생만 합격할 수 있다.”고 했다.이내 탄식이 쏟아졌다.수서초 학부모 김태숙(37)씨는 “너무 잔인하다.아이가 상처받을까 걱정이다.”고 했다.다른 학부모는 “어릴 때부터 인생은 운이라는 걸 가르치는 꼴 아니냐.”고 했다.

아이들은 각자 세 가지 색 가운데 하나를 뽑아들었다.학부모들은 “잘 뽑았어.꼭 될 거야.”를 연발했다.눈 감고 기도하는 엄마,무릎 사이 고개를 묻은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모든 수험생이 공을 손에 쥐기까지 1시간 정도.김 교장은 상자에 숨겨둔 귤색 공을 꺼내 보였다.환성과 눈물이 교차했다.탈락한 한 학부모는 “이게 무슨 입시 전형이냐.이런 학교 차라리 안 보내는 게 낫다.”고 큰소리쳤다.강당을 떠나는 학부모 등 뒤로 김 교장의 말소리가 울렸다.“여러분 앞으로의 인생은 지금처럼 추첨으로 정해지진 않을 겁니다.이해해 주세요.” 이날 영훈중도 3차 추첨을 통해 160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8-12-27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