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中 ‘누더기 전형’ 혼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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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12-09 01:10
입력 2008-12-09 00:00

초등교사 “국제중에 알아보라” 국제중 “선생님께 문의하라”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국제중에 문의하라 하고 국제중에 문의하면 선생님한테 책임을 돌린다.뭐가 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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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제중에 지원하는 아이를 둔 한 학부모의 말이다.대원·영훈 국제중 입학 원서 접수가 시작된 지 4일째다.그러나 입시 요강을 둘러싼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교사들은 “너무 졸속이라 어거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전형 후폭풍이 더 두렵다.”고 고백했다.학부모들은 “선생님도,국제중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 초등교육 전문가는 “이미 예상됐던 일 아니겠느냐.”고 했다.“처음부터 전형 내용이 너무 부실했다.”는 지적이었다.K초등학교 6학년 담임 박모 교사는 “실제로 원서 입력을 해보니 당황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무엇보다 원서에 기재해야 하는 항목과 초등학교 생활통지표 항목이 다른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박 교사는 “우리 학교의 생활통지표상 영역 평가는 3개 항목인데 국제중 인터넷 추천서는 5개 영역이더라.”고 했다.그런데 국제중 추천서는 전체 영역을 완전히 채우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그는 “어떻게든 항목을 채워야 하다 보니 교사가 학생을 소재로 소설을 써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5학년 생활기록부가 없어졌다는 한 학부모는 “학교에 전화해서 예전 자료를 찾아달라 하니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으로 바뀌면서 다 없어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그는 “선생님이 ‘평가불가’로 추천서를 작성한다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떨어지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언성을 높였다.현재 국제중은 생활기록부가 없는 경우,각 초등학교에서 성적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학생 성적을 판단해 줄 것을 권고한 상태다.그러나 한 초등 교사는 “위원회를 만든다고 해서 없는 성적을 새로 만든다는 것은 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E초등학교에선 학부모가 NEIS 인증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일까지 생겼다.“직접 자녀의 기록을 찾아보겠다.”는 얘기였다.이 학교 교사는 “민감한 자녀의 일이라 답답한 마음에 하신 말씀으로 보이지만 교육청 담당자 외에는 아무도 못하는 일이다.”고 했다.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B초등학교 박모 교사는 “전형이 너무 엉성해 도저히 기재해 줄 수 없는 항목들이 많은데 학부모들은 왜 해줄 수 있는 걸 안 해주느냐고 따진다.”고 토로했다.그는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교사와 자녀를 아끼는 학부모가 서로 부딪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고 했다.

학교 현장에 혼란이 커지자 일부 초등학교에선 “차라리 국제중 지원을 자제해 주면 좋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이런 내용의 공문을 받은 한 학부모는 “아이를 위해 정말 지원하고 싶은데 학교와 선생님 눈치가 보여서 이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교육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강남 G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주변 학교들을 보면 현재까지 학교당 60~70명 정도가 지원을 마친 걸로 보인다.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관악지역 B 초등학교 성모 교사는 “3~4명이 지원한 상태지만 더 늘어날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8-12-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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