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메신저 피싱’ 기승
김승훈 기자
수정 2008-08-29 00:00
입력 2008-08-29 00:00
해킹 아이디로 친구 행세 금품요구… 개인정보 유출 2차피해 현실화
인터넷 공간에서 ‘나’를 가장한 ‘또 다른 나’가 활개치며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해킹 등으로 유출된 개인정보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사기범들이 네이트온,MSN 등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해 해당 인물인 듯 행세하면서 금품을 가로채는 ‘메신저 피싱’(메신저를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유출된 개인 정보를 활용해 메신저에 접속한 뒤 거기에 등록된 지인들에게 ‘velcoco.invite.piczzx.com’ 같은 인터넷주소를 보내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이다.
해당 주소를 클릭하면 새 창이 뜨면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지시에 따르는 순간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이런 식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여러 범죄에 악용된다.
또 하나는 메신저 상에서 해당 인물인 것처럼 가장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달라며 금품을 갈취하는 수법이다.
경찰과 통신업계에선 올해 초 인터넷 쇼핑몰 옥션 등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2차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대개 여러 사이트에서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 사이트의 개인정보가 새나가면 다른 사이트로 피해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메신저 이용자는 2300만여명으로 인터넷 이용자 10명 가운데 7명꼴이다. 하지만 이들을 ‘금융사기’에서 보호할 대책은 없다. 경찰 사이버팀 관계자들은 “금액이 적어 피해자들도 신고하지 않고, 신고하더라도 사기범과 세탁된 돈을 추적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홍보를 통한 주의환기 말고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네이트온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람 가운데 여러 사이트에 똑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이들이 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08-08-29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