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최악의 기름유출] 모항리∼태안화력 40㎞ ‘기름펄’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천열 기자
수정 2007-12-10 00:00
입력 2007-12-10 00:00
태안 앞바다를 검게 물들인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는 당국의 잘못된 예측과 미흡한 초동대처 때문에 피해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확산 더딜 것” 초기대처 미흡

사고가 난 지난 7일 오전 7시15분쯤 태안해경은 이번 사고가 육지에서 10㎞쯤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겨울철이어서 기름이 응고돼 확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물때가 이날 오후 들어 썰물로 바뀌고 바람도 육지와 비껴난 남동방 해상으로 불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출된 기름띠가 밀려와도 사고 다음날 저녁에나 들이닥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지 확대


하지만 기름띠는 당국의 예상을 비웃듯 사고 당일 밤 태안반도 해안을 강타했다. 기름띠는 이날 오후 8시쯤 소원면 의항리와 학암포, 천리포 등에 들이닥쳤다. 만리포에서 기름을 걷어내던 주민은 “사고가 난 날 밤 9시반쯤에 기름덩이가 밀려왔다.”고 말했다.

밤이 되자 바람이 겨울 계절풍인 북서풍으로 바뀌고 풍속도 초당 10∼14m로 거세게 불어 기름띠를 해안쪽으로 밀어낸 것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사리여서 유속도 빨랐으나 관계 당국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내항 기름 덮친 뒤에 오일펜스

해경은 또 사고가 난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기울여 기름이 반대편으로 쏠리게 했기 때문에 기름유출은 더 이상 없다고 밝혔지만 3개의 구멍 가운데 1번 구멍은 9일 아침에야 틀어막을 수 있었다.

어민들은 또 해경 등이 오일펜스와 기름흡착포를 제때 배포하지 않아 애를 태워야 했다. 모항의 한 주민은 “사고가 난 다음날 내항으로 기름이 다 들어온 뒤에야 입구에 오일펜스를 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경연(64·소원면 의항리)씨는 “7일 저녁부터 기름띠가 보여 급한 마음에 10여척의 배를 준비해 놓고 해경 등에 흡착포 등 방제 도구들을 요청했지만 다음날 아침까지도 도착하지 않았다.”며 “한번 기름띠가 덮치면 그 뒤에 아무리 방제작업을 해도 무용지물”이라고 아쉬워했다.

경기도 서해안 확산 방지 24시간 비상체제

기름유출은 멈췄지만 어민들은 아직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태안반도 북쪽의 가로림만과 남쪽의 근소만으로 기름띠가 번지면 초대형 환경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폭 10∼30m의 거대한 기름띠가 태안반도 모항리∼태안화력 40㎞에 줄지어 퍼져 있다. 특히 날씨 상황에 따라 평택항 등 수도권 해안도 위험할 수 있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기름띠의 수도권 서해연안 확산을 막기 위해 환경조사팀 등으로 사고수습반을 구성해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07-12-10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