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부조자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임창용 기자
수정 2007-10-09 00:00
입력 2007-10-09 00:00
‘알기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 펼치는 남기명 법제처장
8일 한글 날을 하루 앞두고 남기명(55) 법제처장을 찾았다. 그는 자리에 앉자 마자 대뜸 질문을 던졌다.
“제가 지금 말하는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 한번 맞혀보세요.”‘요부조자’(要扶助者)‘비산(飛散)하다’‘입식(入殖)하다’‘출주(出走)하다’‘대파(代播)하다’….
들어본 것도 같지만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다. 남 처장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 차근히 설명을 시작한다.‘요부조자’는 ‘도움이 필요한 자’,‘비산’은 흩날리다’,‘입식하다’는 ‘가축을 새로 구입하여 기르다’라는 뜻입니다.‘대파’는 ‘다시 심다’,‘출주하다’는 ‘(경기에)나가다’라는 의미이고요.”
남 처장은 “법률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다.”면서 “법제처의 이번 사업이 완료되는 2010년 이후에는 법전·법령집 등 법률환경이 몰라지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법령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용어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남 처장은 “어려운 전문용어를 쉬운 말로 고치는 게 급선무이고, 한자를 한글로 바꾸고, 일본식·한자식 용어를 우리말로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고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제처는 이 작업을 위해 관계 전문가 25명으로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법률·국어 학자, 일본어·한문분야 전문가 등 외부 전문가 21명과 내부 위원 4명이 참여하고 있다.
남 처장은 행정고시(18회) 합격후 지난 81년 법제처 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법령 쉽게 만들기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했다고 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7-10-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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