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형산불 삼척 야산지역 조사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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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찬희 기자
수정 2007-08-20 00:00
입력 2007-08-20 00:00

식생 빠르게 회복… 토양복원은 ‘걸음마’

동해안 산불 지역에서 식생은 빠르게 회복하는 반면 토양 복원은 더디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피해 이후 이뤄지는 인공조림 과정에서 일반 벌채보다 더 많은 토양이 떠내려가 2차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경부가 추진 중인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 결과다. 조사는 2000년 대형 산불이 일어났던 삼척시를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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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 피해를 입었던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야산. 식생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나 토양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대형 산불 피해를 입었던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야산. 식생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나 토양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산불 전 소나무숲→활엽수림 복원

산불로 인한 폐해는 수종 변화를 불러왔다. 조사 지역은 산불 전에 소나무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침엽수 밀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산불 이후 6년 동안 모니터링 결과 재생 숲 초기 식생은 신갈나무 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굴참나무, 참싸리 등이 많이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무 종류는 30∼40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소나무가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을 빼고는 산불 피해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수관화(樹冠火·나무의 가지나 잎 부분만을 태우며 지나가는 산불)피해를 입은 곳은 바닥까지 태운 산불 피해를 입은 곳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산불 발생 5∼6년이 지나면 식생 종류는 산불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다시 살아나지만 나무 종류별 밀도는 크게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생변화와 비교해 토양복원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양 속 동물 평균 개체 수가 산불이 일어나지 않은 곳보다 산불 발생지역에서 훨씬 적게 나타났다. 이는 산불 지역이 아직 토양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적절한 상태로 돌아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상팔 환경부 자연자원과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산불 발생 지역 숲이 되살아난 것처럼 보이지만 파괴된 토양이 복구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토양속 미생물 회복 더뎌

산불 피해 정도가 컸던 지역일수록 토양 속 작은 절지동물의 개체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풍부도는 낮게 나타났는데 산불 이후 5년이 지나도록 토양미소절지동물 회복이 상당히 늦게 나타나고 있었다. 산불 피해 정도와 토양 미생물 회복은 반비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불 지역과 미 발생 지역 토양 분석 결과 산도(pH)는 산불 피해가 컸던 지역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산불이 토양 산성화를 불러오고 산성이 심할수록 토양 속 미생물도 적게 나타났다.

산불은 빗물 유출량과 토사 유출량에도 직접 영향을 주었다. 산불로 식물 생태계가 파괴되면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기 전 씻겨 내려가고 흙 유실량도 그만큼 많았다. 산불로 식생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지역은 식생이 80%에 이른 지역보다 토사 유출량이 30배 정도 많게 나타났다.

산불 지역에서는 토양 영양분이 떠내려가는 정도도 심했다. 산불로 인해 식물이 자라지 못하면 빗물이 흘러가고 흙이 떠내려가면서 땅에 있는 마그네슘·칼륨·칼슘과 같은 무기물 유출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조사단은 “산불 피해지역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하고 산불 뒤 벌채한 나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일반 산림벌채보다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해 임상 파괴와 토양 유실을 가속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7-08-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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