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버린 국민관심’… 초조해진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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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 기자
수정 2007-08-09 00:00
입력 2007-08-09 00:00
아프간 피랍사태가 21일째에 접어들면서 피랍자 가족들은 국민적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8일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되고 영화 ‘디워’의 돌풍으로 네티즌들의 관심이 피랍 사태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 심성민씨의 장례식이 거행된 지난 4일 각 포털사이트의 피랍 관련 기사에는 보통 1000∼2000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이날 피랍 관련기사에는 댓글이 많아야 100개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차성민 피랍자가족 대표는 “UCC를 제작하고, 호소문을 발표하고 아랍지역 대사관을 방문하는 것 모두가 급격히 사그러지고 있는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가족들의 궁여지책”이라면서 “보통 피랍자 협상이 해결되는 데 평균 30일 정도가 걸린다는데 그 많던 악플조차 사라지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오히려 야속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이날 피랍자 조기석방을 호소하기 위해 이란 대사관으로 향하기 앞서 피랍자 경석·명화씨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대통령 특사를 보낼 때만 해도 ‘뭔가 해결되겠구나.’ 기대만 부풀게 해 놓고 이게 뭐냐.”면서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국민 누구나 잘 되기를 기원하지만 지금 이 나라 국민 21명의 귀중한 생명이 인질로 잡혀 촌각을 다투는 마당에 해결을 위한 적극적 의지는 보이지 않다.”고 성토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갑자기 끓어올랐다가 금세 식어버리는 우리 네티즌들의 성향을 감안할 때 피랍자들의 안위나 협상 상황 등에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류지영 박건형기자 superryu@seoul.co.kr

2007-08-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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