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급물살? 재매각 협상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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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 기자
수정 2006-11-03 00:00
입력 2006-11-03 00:00
외환은행 재매각을 둘러싼 기류가 얽히고 설킨 채 급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엘리스 쇼트 등 론스타의 핵심 경영진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2일에는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행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지류’였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넘어 ‘본류’인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이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 전 행장은 2003년 론스타로 외환은행을 매각할 당시 은행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헐값매각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다. 그에 대한 영장 청구는 헐값 매각 의혹의 연쇄 고리인 ‘론스타-재경부 및 금융감독위원회-외환은행’에 대한 사법처리의 신호탄이다.

특히 검찰이 헐값 매각과 관련해 론스타의 불법 행위를 밝혀 내 사법처리를 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민은행과 론스타간 외환은행 재매각 협상은 파국을 맞게 된다. 양측은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불법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에만 매각 대금을 건네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론스타의 불법 행위를 어느 선까지 보느냐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손에 넣기 위해 한국 관료들에게 불법적인 로비를 한 것만 불법 행위로 보면 이 전 행장 및 정부 관료의 사법처리는 큰 변수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론스타의 명백한 불법 행위가 드러나지 않는 한 재매각 계약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국민은행으로의 재매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가 표면적으로는 한국 검찰 수사에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속은 바싹바싹 타 들어갈 것”이라면서 “론스타는 주가조작 혐의에 이어 불법 매입 혐의까지 받기 전에 국민은행에 최대한 빨리 팔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론스타에 불법 혐의가 덧씌워질수록 국민은행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론스타의 이른바 ‘먹튀’를 도왔다는 여론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론스타와의 매매계약은 어디까지 사적 계약으로 론스타의 잘못을 국민은행이 뒤집어 쓸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섣불리 협상을 매듭지을 수는 없을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6-11-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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