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에 멍석까는 경찰
경찰청은 29일 “폭주족들이 폭주 전 경찰에 사전신고를 하고 헬멧을 쓰는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경찰 보호 하에 집단 질주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경일 특정시간대에 자유로나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에 집단질주용 차로를 따로 정할 계획이다. 단속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주족의 선두와 후미에서 경찰이 교통관리를 해주면서 시속 100㎞ 이상 질주도 보장해 주겠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오토바이 전용 상설 주행공간을 확보하고 폭주족과 건전한 오토바이 동호회와의 만남도 주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미신고 무단폭주에 대해서는 전담팀을 구성해 강력하게 단속하기로 했다. 일본 경찰에서 사용 중인 유색근접분사기(특수잉크총)와 그물망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반응은 비판적이다. 승용차로 출퇴근한다는 김모(43)씨는 “폭주족들이 얼마나 되는지 현황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일반시민들이 이용할 도로에서의 폭주를 허용하는 게 발상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폭주를 즐긴다는 청소년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인터넷에서 폭주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정모(17)군은 “보통 번개모임을 해도 50∼60명은 금방 모을 수 있지만 헬멧 쓰고 정해진 길을 그것도 경찰이랑 달리자고 하면 재미 없어서 누가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커뮤니티의 조모(18)군도 “폭주는 경찰을 따돌리고 중앙선을 넘나들며 일종의 일탈에서 오는 쾌감과 해방감, 스피드감을 즐기자는 것인데 경찰은 무슨 마라톤 대회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평소 진입이 금지돼 있는 간선도로를 달리고 싶은 동네 아저씨들은 경찰 모임에 모일 것같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