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발병 낮춘 ‘백신의 황제’
그는 2003년 7월 5년 임기의 WHO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이 총장의 취임은 개인적 영예이자 나라의 경사였다.WHO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 가운데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가장 큰 조직인 데다 선출직 수장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컸다.
연간 예산 22억달러(약 2조원), 전문 직원 5000여명에 이르는 이곳에서 이 총장은 에이즈와 결핵 등 질병의 퇴치와 예방, 세계 각국의 보건통계 및 보건의료 행정 지원 등 세계인의 건강과 복지 관련 일을 도맡아 총괄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유행을 막기 위해 온힘을 기울였다.
이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와이주립대 대학원에서 공중보건학을 전공했다. 평생을 의료봉사활동에 힘썼던 그는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 경기 안양시 나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봤고, 이곳에서 가톨릭 신자로 봉사활동차 한국을 찾은 동갑내기 일본인을 만나 결혼했다.
WHO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3년 피지에서 WHO 남태평양지역 사무처 나병퇴치팀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였다. 이후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질병예방관리국장, 본부 예방백신사업국장, 정보화담당팀장, 결핵관리국장 등을 지냈다. 백신국장 재직 시에는 세계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소아마비 유병률을 떨어뜨리는 성과를 올려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으로부터 ‘백신의 황제’라는 별칭을 얻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가라부키 레이코(61) 여사와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들 충호(28)씨가 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가라부키 여사에게 전문을 보내 “국제 보건협력의 강화와 전 세계인의 건강 증진을 위해 크게 기여한 이 사무총장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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