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 게이트] ‘후계 틀짜기’ 본격화 시점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은 28일 비자금 69억 8000여만원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됐다.2003년 이후부터 조성된 비자금이 전체 비자금의 3분의2가 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2003년 10월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에 착수했다. 회사내 관련자들이 소환돼 수사받던 때에도 글로비스는 비자금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현대차 그룹의 물류전담 회사인 글로비스(당시 한국로지텍)는 2003년 3월부터 자동차를 고객까지 인도하는 완성차 배달탁송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이때부터 현대차 그룹의 ‘글로비스 밀어주기’가 본격화됐다.
아울러 2003년은 현대차 그룹의 후계구도에 있어서도 의미있는 해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1999년 현대차에 입사한 정 사장은 1년마다 이사, 전무 등 초고속 승진을 계속했고 2003년 1월에는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부사장급) 겸 기아차 기획실장으로 그룹의 핵심 자리에 올랐다.
이 때문에 ‘돈 줄’ 역할을 하던 글로비스가 본격적으로 순익을 내던 2003년부터 정 사장의 후계구도 완성을 위한 비자금 조성이 본격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은 2004년 현대차 공장 건설 등을 담당하는 엠코의 지분 25%를 사들였다.2003년까지는 지분이 전혀 없었다.
‘금융계 마당발’ 김재록씨가 이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의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2002년과 2003년 현대차의 사업전략 수립에 도움을 줬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씨가 컨설팅 과정에서 장기전략 계획과 함께 현대차에 글로비스와 엠코 등에 대한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주문했고, 결국 김씨의 구도대로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