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울린 벽안의 천사들
남기창 기자
수정 2005-12-01 00:00
입력 2005-12-01 00:00
마리안느(71) 수녀와 마거릿(70) 수녀는 각각 59년 12월과 62년 2월부터 한센병 환우들을 보살피다 지난 21일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주민들에게 부담을 준다며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이른 새벽 아무도 모르게 섬을 떠났다. 짐이라고는 낡은 여행가방 하나가 전부였다. 이들은 편지에서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을 때 떠나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이제는 그 말을 실천할 때”라며 섬을 떠나는 이유를 밝혔다.
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를 통해 소록도로 온 두 수녀는 고국에서 보내준 의약품과 지원금 등으로 한국인들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한센병 환우들의 어머니 노릇을 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뷸구하고 장갑도 끼지 않은 채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 등 헌신적으로 치료활동을 했다. 주민들은 이들을 ‘할매’라고 부르며 따랐다.
그동안 국내외 수많은 언론이 이들의 선행을 알리기 위해 소록도를 찾았지만 인터뷰는커녕 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2005-1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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