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침해와 민사소송’ 펴낸 손윤하 부장판사
홍희경 기자
수정 2005-10-21 00:00
입력 2005-10-21 00:00
손 판사는 “환경소송 심리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면서 “일단 환경전담부에서 맡았던 사건부터 유형 별로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년째 환경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조사도 마다하지 않고 발로 뛴 흔적이 책 곳곳에 스며 있다. 그는 환경소송을 심리하면서 이른바 환경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일본과 유럽에서도 시사점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최근 급증하는 일조권 소송은 일본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드문 현상이다. 지진 피해를 염려해 저층으로 지은 일본 가옥과 충분한 공간을 두고 짓는 미국 주택 특성상 일조권 침해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통풍권 침해에 대한 판례가 자리잡아가는 추세다.‘섬나라’라는 지형적 특성상 습기가 많기 때문에 가옥 사이를 좁게 해 바람이 통하지 않으면 습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손 부장은 “자연·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환경권 소송 방식과 분야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 국내 실정에 맞는 환경소송론 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판사는 환경소송에 대한 기술적·사회적 토대도 자리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환경소송이라면 물·토양·공기에 대한 사건이 많을 것 같지만, 정작 이런 소송은 거의 제기되지 않는다.”면서 “지역별로 토양의 오염도 조사조차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확한 진단 없이 정의감, 여론 등에 치우쳐 판결을 내리면 법적 안정성이 깨지게 된다.”고 경계했다.
손 판사는 “사건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조정을 권하면 안된다.”면서 “비판이 제기되더라도 판결을 통해 환경소송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5-10-2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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