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판사에 수차례 ‘재판청탁’
28일 서울중앙지법은 A부장판사가 지난 6월 친구가 원고로 나선 민사소액 사건을 담당한 B판사에게 수차례에 걸쳐 재판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 법원장이 구두경고했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A판사로부터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A판사는 다른 판사를 통해 B판사에게 관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참고해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다. 심지어 원고측 사건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와 논문 등을 찾아 재판부에 냈지만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원고승소 판결을 기대한 A판사의 친구 C씨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A판사는 선고 다음날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B판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둘은 사건에 대해 법리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1심 판결 뒤 항소한 C씨는 항소이유서에서 1심 재판부가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이를 본 B판사는 소액단독 판사회의에서 A판사의 청탁사실을 공론화했고, 이는 대법원 인사실에까지 알려졌다. 법원장의 구두경고를 받은 A판사는 B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고,C씨는 항소를 취소했다.
논란이 일자 B판사는 “담당 사건에 대해 압력을 받는다고 느꼈다.”면서 “법관의 재판권 침해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해 공론화하는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반면 A판사는 “해당 사건 판결이 대법원 판례와 달라 법률적 조언을 했을 뿐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면서 “후배 판사에게 심리적 부담을 준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