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부대체험 장난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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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준 기자
수정 2005-07-28 00:00
입력 2005-07-28 00:00
공수부대 유격체조는 생각보다 고달펐다. 조교가 팔벌려 높이뛰기, 온몸 비틀기, 쪼그려 뛰기 등 유격체조를 사정없이 시키자 병영체험 참가자들 사이에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고, 열외자가 속출했다. 열외자는 뒤로 빠지지만 쉬는 것이 아니라 얼차려를 받는다.

나무 하나 없는 부대 운동장인 데다 날씨는 35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 잠시 휴식시간이 주어졌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물을 먹느라 집합이 느려졌고, 한 여성 조교는 예쁘장한 모습과는 달리 “안 뛰지!”라며 악을 써댄다. 여학생 한 명은 구보 도중 주저앉아 “귀가 안 들린다.”며 하소연한다.

특전사 ‘귀성부대’(인천시 남동구)가 26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펼치는 ‘특전체험캠프’ 참가자들은 유난히 덥다는 올 여름을 이렇게 보내고 있었다. 첫날 헤매던 이들은 둘째날에는 패스트 루프, 지상훈련, 담력훈련 등 본격적인 훈련도 소화해냈다. 고통을 호소하는 참가자는 많았지만 병영체험을 포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참가자는 중고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체 참가자 220명 가운데 여학생은 60명이나 된다. 최혜근(16·경기도 안산 경안고1)양은 “공군사관학교 입교를 꿈꾸고 있다.”며 “육사 지망생인 같은 반 친구가 제안해 함께 입소했는데 막상 와서 해보니 장난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부자 또는 형제, 자매, 남매가 함께 참가한 경우도 모두 8팀이나 된다. 중3인 아들과 함께 온 이준식(43·충남 연기군 전의면)씨는 “아들이 마라톤 도중 1㎞도 못가 포기하는 것을 보고 입소를 결심했다.”면서 “내게 의지할까봐 내무반을 달리 배정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한 살 아래인 남동생(16)과 입소한 진수진(경기도 양주시 광사동·고2)양은 “부모님이 둘다 정신무장을 하라며 보냈다.”면서 “집에 가고 싶어 눈물이 나지만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 보겠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05-07-2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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