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가족 아물지 않은 상처
수정 2005-01-20 07:28
입력 2005-01-20 00:00
●死因은 아사로 결론… 26일만에 화장
‘굶어 죽었다.’,‘선천성 희귀난치병을 앓았다.’는 등 그동안 논란을 벌여왔던 김군의 사인은 결국 ‘아사’로 결론이 났다.
김군의 시체를 부검하고 근육조직검사 등을 맡았던 경북대 법의학교실은 지난 11일 “김군이 근육질환으로 사망했다기보다는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고 방치된 채 생활해 오다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사인 논란 등으로 그동안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던 김군의 시체는 지난 14일에야 화장됐다. 이날 장례식에는 김군의 아버지와 동사무소 직원 등 10여명이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입힐 옷을 사오겠다고 나간 어머니(38)가 끝내 나타나지 않아 김씨가 옷을 급히 구해오는 등 장례식마저 우여곡절을 겪었다.
●여동생 입원치료중… 누나는 아동시설에
김군 사망 이후 이들 가족에게는 2500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했고 월 99만원의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기초생활수급자(2종)로 지정돼 생활고는 덜게 됐다. 또 대구의 한 기업이 김군 아버지를 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김군 가족이 살고 있는 불로동사무소는 ‘동네 애가 굶어 죽을 때까지 뭘 했느냐.’는 비난이 쏟아지는 바람에 한동안 혼쭐이 났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집에서 살림을 한 흔적이 별로 없는 등 생활고를 떠나 정상적인 가정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자식을 굶기는 절박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군의 누나(8·초등학교 1년)는 요즘 아동학대예방센터의 도움으로 대구의 한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어머니가 자주 집을 비우는 등 결식우려가 있어 동사무소측이 보호시설에 보낼것을 권유해 이루어졌다.
김군의 아버지는 동의했지만 어머니는 자신이 돌보겠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가끔씩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김군의 어머니는 요즘도 행방이 묘연하다.
동네 주민들은 “낮에는 밖에서 문이 잠겨 있고 밤에도 불이 자주 꺼져 있는 등 김군의 어머니가 집을 자주 비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 행방 묘연… 기초생활수급자 지정
김씨 부부는 요즘 경찰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사인이 ‘아사’로 결론남에 따라 다음주 중 김씨 부부를 불러 유기치사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형사처벌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현재로선 부부 중 1명을 불구속입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구 동구청 관계자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정과 성금 등으로 당분간 생활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김씨 부부에 대한 경찰 조사를 지켜보고 자녀들의 보호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2005-01-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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