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棟 들어가 숨지면 공무사망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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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2-25 11:20
입력 2004-12-25 00:00
회사원들의 퇴근은 집이 있는 건물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끝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단독주택의 경우 대문 안으로 들어가거나 아파트는 동(棟)에 들어가면 ‘퇴근 종료’라고 판시했다. 법원이 정확한 퇴근 종료시점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년간 서울세관에서 근무한 공무원 정모(39)씨는 2002년 9월 관세청으로 전보됐다. 그뒤 정씨는 매월 40∼90시간 동안 초과근무를 하는 등 과로에 시달렸다. 그러다 지난해 2월 수원에 출장을 갔다가 다시 집이 있는 대전으로 돌아와 귀가하다 아파트 2층 계단에서 쓰러져 숨졌다.

정씨의 유족들은 “정씨의 죽음은 공무상 사망”이라면서 공무원 연금관리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측은 “사망과 공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유족들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창석)는 24일 “과로와 초과근무는 인정되지만 과로나 스트레스 때문에 의식을 잃어 계단에서 떨어졌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가 없어 공무상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퇴근은 단독주택의 경우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 건물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종료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퇴근 중 사고’로도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에는 공무원이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다 사고로 숨진 경우에도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4-12-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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