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포상금 헌터’ 활개
수정 2004-08-02 08:30
입력 2004-08-02 00:00
‘포상금 헌터’ 사이트는 다음(Daum)에만 1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유료회원 수도 2만명이 넘는다.회원에게는 최신 법령과 업종 등 각종 정보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현재 국내법상 포상금을 탈 수 있는 분야는 환경·의료·식품·청소년·일회용품·농지불법전용 등을 포함,30여개에 이른다.교통위반 차량을 고발하던 카파라치가 원조격이다.최근 자파라치(무허가 자판기 감시),쓰파라치(쓰레기),담파라치(담배꽁초),봉파라치(일회용 봉투),소파라치(소프트웨어) 등 ‘생활 밀착형’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행정수도 이전 지역인 충청권 일대를 중심으로 토지관련 불법사례를 쫓는 ‘땅파라치’도 적지 않다.
특히 포상금이 수만원에서 수백만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은퇴한 신고꾼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불량만두 파동 이후 유해식품고발 포상금이 최고 1000만원까지 올랐다.환경오염 고발 포상금의 경우,기존 1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인상하는 법안을 국회가 심의중이다.
한때 카파라치 생활을 했던 김모(35)씨는 택시운전을 하다 다시 ‘현업’에 복귀했다.안양과 광명 등 수도권 일대 농촌을 도는 것이 일과다.
농지규제 완화를 틈타 불법으로 농지를 전용하는 사례가 많아 신고하면 10만∼50만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명씩 그룹을 짜 활동하기도 한다.김씨는 치밀한 답사를 통해 의심나는 곳을 찾으면 건물이나 토지의 지번과 지목을 확인한 뒤 해당 관청에서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이나 건축물 관리대장을 떼 대조 한다.
●인터넷 통해 노하우 교환
‘포상금 헌터’사이에 ‘지존’으로 불리는 김모(40)씨가 차린 포털 사이트 ‘포상금 아카데미’에는 유료회원 수가 무려 3400여명에 이른다.이들 중 수백명이 이미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김씨는 “생활비를 벌어볼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수입이 쏠쏠해 아예 직업으로 삼았다.”면서 “배우려는 계층은 20대∼50대로 다양하지만 젊은 직장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모(33)씨는 일회용 봉투를 쓰는 가게를 전문으로 신고하는 ‘봉파라치’다.이씨의 하루는 오전 10시쯤 시작된다.몰래카메라 등 장비를 옷속에 챙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정도.그는 “인터넷을 통해 100만원을 주고 구체적인 촬영 기술이나 장비 사용법 등을 배웠다.”고 귀띔했다.
신고꾼이 늘면서 포상금이 하향조정되는 사례도 있다.무허가 자판기 신고 포상금은 당초 15만원이었으나 신고가 쏟아지자 8만원,다시 3만원,현재는 5000원까지 내려갔다.
녹색연합 김혜애(40) 정책실장은 “높은 실업률과 맞물려 젊은 층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고발 영역을 수익의 수단 즉,상업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김효섭기자 whoami@seoul.co.kr
2004-08-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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