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제몫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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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18 00:00
입력 2004-05-18 00:00
노동계의 주요 현안인 비정규직 처우개선 문제를 놓고 은행권 내부의 시각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다.

발단은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정규직의 임금 인상분을 비정규직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다 노조 대표자 회의에서 무산되면서 비롯됐다.금융노조와 전국은행연합회간에도 시각 차이가 크다.

“비정규직에 임금 양보 못해.”

금융노조은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을 앞두고 정규직 임금 인상분(10.7% 예상)에서 5%포인트를 떼내 ▲2.5%는 신규채용에 배분해 고용을 창출하고 ▲1%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사용하고 ▲1.5%는 비정규직 임금 인상에 배분해 비정규직 1인당 연봉이 179만원 가량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그러나 금융노조 대표자 회의에서 이 안건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금융노조 관계자는 “임금 동결은 당장 현금을 빼앗기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정규직들로 구성된 노조 대표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이번 임단협 안건을 ▲정규직 임금인상률은 당초의 임금 인상률로 고수하되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 초임의 85%로 올리는 방안을 마련해 은행연합회에 통보했다.그러나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85%로 올리는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정규직들의 고용이 비정규직에 비해 지나치게 경직된 것도 사실”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만을 따로 떼어서 볼 것이 아니라 정규직을 포함한 노동시장 전반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도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금융노조 사이트에는 “금융노조가 말로만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외칠 뿐 실제로는 밥그릇을 지키는 데 여념이 없다.”는 등의 글이 잇따랐다.비정규직들 사이에서 금융노조를 보이콧하는 ‘안티금노’ 사이트가 생겨나기도 했다.이에 대해 금융노조 문태석 국장은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들의 양보도 필요하지만 회사도 비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최근 농협에서 비정규직의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좋은 본보기”라고 말했다.

농협은 자체 선발시험을 치러 계약직 직원 130명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키로 했다.농협 관계자는 “비정규직 차별문제를 완화하고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경쟁 방식으로 우수 인력을 정규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가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노조 산하기관 전체 인원 13만 6812명 중 정규직은 70.2%인 9만 5976명,비정규직은 29.8%인 4만 836명이다.또 성과급을 제외한 비정규직의 평균 연봉은 1730만원,평균 월급은 122만원으로 연봉기준으로 볼 때 정규직(3717만원)의 46%,월급 기준으로는 정규직(295만원)의 41%에 불과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2004-05-1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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