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앞 눈 치우기’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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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화 기자
수정 2007-11-22 00:00
입력 2007-11-22 00:00
지방자치단체들이 겨울철 눈길·빙판길 예방을 위해 내 집 앞의 눈 치우기를 의무화한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 및 제빙에 관한 조례’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21일 소방방재청 등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들은 지난해부터 자연재해대책법에 근거, 겨울철 제설·제빙에 관한 책임범위·시기·방법 등 필요한 사항을 담은 관련 조례를 제정·공포해 시행하거나 예정 중에 있다.

“안전사고 책임 떠넘긴다” 비난

이 조례에 따르면 건축물 소유 및 관리자 등이 눈과 얼음을 치워야 하는 구간은 보도의 경우 건축물에 접한 전체 구간이며 이면 도로와 보행자 전용도로는 대지 경계선, 즉 건물 담으로부터 1∼1.5m 구간이다.

제설 시기는 눈이 그친 때로부터 3∼4시간 이내, 야간에 내린 눈은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치워야 한다.

제설·제빙 의무자는 건물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면 소유자, 점유자, 관리자 순이며 소유자가 거주하지 않으면 점유자, 관리자, 소유자 순 등이다.

그러나 이 조례가 눈을 치우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조항을 규정하지 않아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데다 노인인구가 많고 면적이 넓은 농촌지역은 사실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눈 등을 치우지 않아 자연재해나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민사 소송상 책임 분쟁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자치단체들이 건축물 관리자 등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김모(56·경북 의성군 의성읍)씨는 “주민운동으로 전개하면 될 내 집 앞 눈 치우기를 굳이 조례로 제정해 의무화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눈을 치우지 않아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애꿎은 주민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불평했다.

자치단체조차 “조례 제정 종용 말아야”

지자체 관계자들도 “주민들에게 제설·제빙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방방재청 등이 지역 실정 등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인 조례 제정을 종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특히 또 다른 주민 제재수단으로 오해될 소지가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제설 관련 조례 제정은 관련 법에 따른 의무사항”이라며 “지자체들이 운영의 묘를 살려 시행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07-11-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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