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방분권형 개헌’ 공식화…지방정부와 ‘협치’ 구상
수정 2017-06-14 13:16
입력 2017-06-14 13:16
“내년 개헌 통해 제2국무회의 신설 헌법적 근거 마련”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17개 시·도지사와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내년 개헌 때 헌법에 제2국무회의를 신설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2국무회의’ 신설은 구체적인 추진 방식을 놓고 개헌 또는 정부조직법 개편, 별도의 특별법 제정 등으로 나뉘어있었으나 문 대통령의 이날 언급으로 내년 개헌 때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쪽으로 교통정리된 것이다.
제2국무회의 신설을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국무회의가 헌법기구인만큼 ‘제2국무회의’라는 이름이 붙으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정부와 여권에서는 ‘제2국무회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헌법 개정이 필요한 ‘제2국무회의’ 대신 정부조직법 개편이나 별도의 특별법 제정을 통해 시행할 수 있는 중앙·지방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달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2국무회의라는 이름을 사용할 경우 헌법 개정이 필요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별도의 특별법을 만들어 가칭 ‘중앙·지방협의회’라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정부와 여권이 ‘제2국무회의’라는 용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문 대통령이 이같은 오해를 일거에 불식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찬반 투표를 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야권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제2국무회의를 계기로 다시 한번 개헌 의사를 보임으로써 야권의 불신을 해소하는 한편, 지방분권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국회 헌법개정특위에 지방분권형 개헌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자치입법권과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 자치권 보장,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문 대통령이 개헌 이전에 지방과의 ‘협치’를 강화하기 위한 테이블을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개헌과 맞물린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1년 가까이 남은 만큼 당분간은 간담회 형태의 회동이 수시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를 제2국무회의의 예비모임 성격이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수시로 모시고 싶고, 사실상 정례화 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겠다”며 “사실상 법제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도지사 간담회가 법제화·정례화될 경우 그간 소외돼 온 지역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대선 때 홍준표 경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등 도지사 9명 가운데 4명이 각 당의 대선 후보나 예비후보로 출마한 만큼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히는 광역지자체장들에게도 중앙정치 무대에 목소리를 낼 무대를 마련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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