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작업이 마감단계에 있다고 밝힌 이후 발사 준비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형국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지난 13일 ‘북핵·미사일 리포트’에서 미사일 개발과정을 ▲준비단계(미사일 개발조직 구성, 적합한 모델 선정) ▲시제품 제작 및 시험발사 단계(부문별 시험 평가, 시제품 제작, 시험발사) ▲양산 및 실전배치 단계로 분류했다.
김정은이 마감단계에 있다고 밝힌 것은 이들 과정 중 시제품 제작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했다. 즉 시험발사 때 예상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문제를 해결한 뒤 시험발사를 반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시제품을 복수(2기)로 제작하는 데 김정은의 발언으로 미뤄 시제품을 제작했을 것이란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신형 ICBM 대출력 엔진(발동기) 지상분출 시험 장면을 공개한 지 9개월 만에 신형 ICBM을 개발한 셈이 됐다.
최근 북한의 대표적인 미사일공장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신형 ICBM 2기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사일을 탑재한 TEL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신속히 발사하고 터널 등에 숨을 수 있어 피격 가능성이 작다는 군사적 장점이 있다.
이번에 포착된 신형 ICBM은 기존 ICBM인 KN-08(19~20m)이나 그 개량형인 KN-14(17~18m)보다 짧은 것으로 분석됐다. 동체 길이를 짧게 해 전체 무게를 줄이면서 대기와 마찰을 최소화해 비행 거리를 늘리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2단 형태인 이 미사일은 지난해 4월 지상분출 시험을 한 대출력 엔진(액체연료) 3~4개를 결합한 형태로 1단 추진체를 구성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이 당시 ICBM용 발동기(엔진)라고 밝힌 이상 다른 엔진을 장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분석의 근거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형 ICBM을 쏘더라도 ICBM의 일반적인 비행 거리인 5천50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만약 6천500~7천㎞를 비행하면 하와이 인근에 낙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수 있고 북-미 관계가 파국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료량과 엔진 출력을 조절해 대기권에 진입 후 낙하 비행해 2천~2천500㎞가량 날아가는 시험을 한 다음 ICBM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올해 ICBM을 발사한다면 1단 추진체만 점화시켜 사거리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고려할 때 완전한 ICBM을 개발하려면 앞으로 2~3년이 필요하고, 작전 배치하려면 5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ICBM 발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시점을 골라 발사 명령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에서 앞으로 펼칠 대북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언사나 일부 정책이 나오는 시점도 택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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