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장, 이정현과 ‘치킨게임’…“유감표명 없다” 배수진
수정 2016-09-28 21:09
입력 2016-09-28 21:09
“내 상대 아냐” 의도적 무시도…장기화시 부담 클 듯
특히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사상 초유의 여당 대표 단식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사생결단’을 벌일 각오로 의장직 사퇴요구를 촉구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요지부동’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 대표를 향해 “내 상대가 아니다”라고 의도적인 무시전략까지 펴면서 한치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치정국을 풀어야할 핵심 플레이어의 한명인 정 의장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정 의장과 이 대표간의 대치가 점차 ‘치킨게임’ 양상으로 발전하는 흐름이다.
정 의장은 28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야당 측의 유감 표명 제안에 대해 “유감 표명할 내용이 없다”며 “지금까지 직무수행에서 헌법이나 국회법을 어긴 적이 없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정 의장은 또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정당의 대표들은 물론 그들이 국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제가 존중하고 필요하면 대화할 수 있겠지만, 국회 운영에 있어 제 카운터파트(상대)는 세분의 원내대표”라면서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이틀 만에 국회로 출근한 그는 이 대표가 소속의원들에게 ‘국감 복귀’를 당부하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주 잘 결정하셨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애초 당연히 해야 하는 국감을 국회의장과 연계한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과나 사퇴에 대한 입장은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의 이런 태도에 새누리당은 발끈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정세균 사퇴 관철 당원 규탄 결의대회’를 갖는 등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인데 이어 다음 날 정 의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언론에 대대적으로 비난 광고를 게재할 예정이다.
이정현 대표가 ‘국감 복귀’를 당부하는 돌출행동을 하기는 했지만 이후 열린 의총에서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불과 몇 시간 만에 번복됐다. 전열을 가다듬은 새누리당은 지도부 전체가 동조 단식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오히려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태세다.
이날 오후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정재 민경욱 전희경 정태옥 등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정 의장을 만나고자 의장실 문 앞에서 기다렸지만, 정 의장이 이날 자신을 예방한 수미트라 마하잔 인도 하원의장 일행과 함께 국회에서 나가자 말도 못 붙이지 못하고 머쓱하게 돌아오기도 했다.
정 의장의 강성 스탠스에 야당 쪽도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가 읽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이 대표를 향해 “단식을 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한편으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정 의장에게 ‘유감 표명’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 의장 스스로 밝힌 것처럼 국회의장에게는 국회를 정상화시켜야할 의무가 있는 만큼 파행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정 의장은 해외출장 일정도 연기하면서 여당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설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 의장 스스로 일정한 ‘액션’을 취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극한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그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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