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관제시스템’ 국산화했다더니 알고보니 ‘깡통’
수정 2015-07-01 15:13
입력 2015-07-01 15:13
전·현직 공무원 유착·금품 거래’총체적 비리’국내공항에서 상용화 ‘0’…감사원 8명 수사 의뢰
특히 담당 공무원은 성능 미달 시스템을 승인해주고, 연구개발 담당 교수와 업체는 연구비 등을 횡령하는 등 총체적 비리 사슬이 얽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일 ‘국가통합교통정보체계 구축 및 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전·현직 공무원과 대학교수, 업체 대표 등 8명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07년부터 345억원을 들여 한진정보통신, 인하대 등과 국산 항공관제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항공관제시스템은 항공기의 편명, 위치, 속도, 고도 등 정보를 관제사가 한 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는 항공교통관제센터와 각 공항 접근관제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 항공관제시스템이 성능적합증명서를 발급받았다며, 외국산보다 우수한 항공관제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깡통’ 항공관제시스템 개발에 성능적합증명서 허위 발급 = 인하대 A교수는 소프트웨어 개발 절차 등 국제기술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채 위 항공관제시스템을 개발했다.
A교수는 이 과정에 국제기술기준을 만족하는 것처럼 최종평가보고서를 꾸며 과학기술진흥원에 보고했다.
또 국토부 담당 사무관 B씨는 심사위원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검사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인하공업전문대학을 성능적합 검사 기관으로 지정했다.
항공개발시스템 연구개발과 검사 업무를 모두 같은 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학이 맡게 된 것이다.
특히 B씨는 이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능적합증명서를 부당하게 발급했다.
감사원이 인증분야 전문 기관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의뢰한 결과 과부하가 우려되는 등 시스템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이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항공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현재 국내 공항 중에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공항은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전·현직 공무원 유착비리…금품 오가고 연구개발비 횡령 = 항공관제시스템 개발 과제를 총괄한 국토부 전 과장 D씨는 인하대학교 연구 교수로 재취업했다.
D씨는 특히 대학교수로 재취업한 뒤 현직에 있을 때 관여한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는 공직자윤리법을 어기고 항공관제시스템 개발 과제에 참여해 2억여원을 수령했다.
국토부 사무관 B씨는 D씨로부터 “사업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천400만원을 받는 등 대학교수로 재취업한 전직 공무원 등으로부터 2천800만원을 받았다.
또 항공관제시스템 개발 사업에 참여한 업체 대표이사는 허위로 45건의 연구장비를 거래한 것처럼 꾸며 3억3천여만원을 횡령했다.
이와 함께 인하대 A교수와 이 업체 대표이사는 인건비 5천여만원을 횡령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A교수와 업체 대표이사는 사제지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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