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인 3명 동시 억류…대미압박 극대화
수정 2014-06-06 14:58
입력 2014-06-06 00:00
美의 대북정책 전환 노려…엄정 법집행으로 내부결속도 다지기
조선중앙통신은 올해 4월29일 관광객으로 북한에 온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포울’(Jeffrey Edward Fowle) 씨를 억류해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된 미국인은 3명으로 늘었다.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는 2012년 11월 함경북도 나선을 통해 입북했다가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년 8개월째 억류 중이다.
또 지난 4월에는 미국인 관광객 밀러 매슈 토드 씨가 북한에 들어갔다가 관광증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
이처럼 북한이 미국인 3명을 동시에 억류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2009년 북중 국경지대를 취재하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이 북한 당국에 억류됐었고 2010년에는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와 한국계 로버트 박 씨가 10일 정도 동시에 억류된 사례가 있다.
북한이 이미 미국인 2명을 억류하는 상황에서 미국인의 ‘불법행위’에 경고나 추방 등의 조치가 아니라 ‘억류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북한이 최근 열을 올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피하지 않은 셈이다.
북한이 잇달아 미국인을 억류해 미국 당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대화에 나오도록 해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정부와 핵, 인권 문제 등으로 날카롭게 맞서는 상황에서 미국인 억류 문제를 북미협상 등에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노림수라는 얘기다.
과거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석방할 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 석방 때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북했던 만큼 북한이 유사한 수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압박과 제재에 중점을 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꾸준히 비난해왔다.
중앙통신은 지난 5일 논평으로 “미국이 ‘전략적 인내’라는 어리석은 망상을 고집한다면 북미 핵 대결의 최후 승리는 정의의 핵을 틀어쥔 조선에 있다”고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를 겨냥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4월29일 대변인 담화로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등 아시아 순방을 비난하며 “올해 11월에 진행되는 국회 중간선거에서도 오바마는 그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특히 북한의 미국인 억류는 지난달 말 일본 정부와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재조사 합의하며 인도적 문제에 적극적 태도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인을 3명이나 억류한 것은 올해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목표로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다른 한편에서 북한이 미국인 억류를 내부결속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이 종교의 자유를 사실상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법 집행의 엄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미관계가 경색된 분위기에서 국가안전보위부 등의 공안기관이 과거보다 미국인에게 엄격한 대응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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