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담화 홀로 결정… 한자성어 직접 골라
수정 2012-07-24 16:11
입력 2012-07-24 00:00
이명박 대통령이 친형과 최측근의 비리에 대해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24일 오후 청와대 기자실을 사실상 예고없이 찾아와 발표한 대국민 사과 담화를 통해서다.
담화를 읽어내려가는 4분 동안 이 대통령은 줄곧 굳은 표정이었다.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한 대목에서는 참담함마저 묻어났다.
이는 지난달 28일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검찰이 소환키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지 26일 만에 처음으로 친인척ㆍ측근 비리와 관련해 밝힌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소회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 전 의원에 이어 최측근인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비리 연루 혐의까지 불거지자 커다란 충격 속에 일정을 최소화하고 긴 침묵에 빠졌던 게 사실이다.
당초 이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의 기소 시점으로 예상되는 27일을 전후로 대국민 사과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국 이 같은 전망을 완전히 뒤엎고 이 전 의원의 기소에 앞서 선제적이고 전격적으로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친형이 법정 구속되고 최측근마저 비리 혐의에 휘말리자 최대한 빨리 국민에게 솔직한 심정을 밝히고 싶었다는 게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오후 2시 대국민담화를 발표키로 한 것은 핵심 참모들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철저히 스스로 결정한 일이라는 후문이다.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포함한 청와대 핵심 참모들조차 담화 발표 40~45분 전에 이 소식을 듣고 춘추관으로 헐레벌떡 달려왔을 정도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며 사과 시점과 내용 등을 고심했고 참모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담화 원고를 다듬었다고 한다. 원고의 최종본 역시 인쇄한 게 아니라 이 대통령이 직접 수기한 원본 그대로였다.
논어와 삼국지에 나오는 ‘사이후이(死而後已ㆍ죽을 때까지 소임을 그만두지 않는다)’라는 한자 성어 역시 이 대통령이 직접 선택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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