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연일 비난 北 류우익 장관은 보호?
수정 2012-01-10 11:44
입력 2012-01-10 00:00
대북 강온파 분리대응, 대북정책 전환 압박 의도
북한 매체는 지난해 12월30일 국방위원회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우리 정부의 조문 제한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이명박 정부와 영원히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10일에도 ‘수전노들의 뺨을 갈길 답방조문’에서 이 대통령을 ‘정치적 수전노’ ‘리명박 패당’이라고 공격하며 조문제한 조치를 거듭 비난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9월 통일부의 수장으로 취임한 류 장관에 대해서는 4개월간 실명 비난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가 대북정책의 주무부처이고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북한이 남한 정부에 원색적 표현을 서슴지 않는 상황에서 다소 뜻밖이다.
특히 ‘우리민족끼리’는 9일 통일부의 올해 업무보고를 겨냥, ‘죄악을 감싸려는 능동적인 통일정책 타령’이라는 논평에서 류 장관을 ‘괴뢰통일부 당국자’라며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이 최근 통일부를 ‘괴뢰통일부’ ‘통일부 패거리’ ‘통일부 패당’ 등으로 강도 높게 비난하지만 류 장관에 대해서는 수위를 조절하는 셈이다.
이는 북한이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물론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군부깡패’ ‘군부호전광’ ‘김관진 역도’ 등으로 거칠게 비난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른바 대북원칙론자들이 주도하는 대북정책에서 소수파로 분류되는 류 장관이 남북관계에서 유연성과 관계개선의 의지를 보인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또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를 완전히 닫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통일부에 기대를 완전히 접지 않았고, 향후 남한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전향적 태도로 나서면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실명비난은 남한 정부의 최고 국정책임자로 하여금 대북정책을 전환토록 압박하려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으로 6·15공동선언, 10·4선언 이행을 촉구하며 민족의 자주적 통일을 강조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남한 정부 비난은 현 정부에 남은 임기 동안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며 “외형상 비난이 많지만 속뜻은 빨리 대화에 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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