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주자 인터뷰] (3) 이인영 486그룹 단일후보
수정 2010-09-15 00:48
입력 2010-09-15 00:00
진보가치 실현하는 정치하겠다
14일 제주도당 대회에 참가해 쟁쟁한 선배 정치인들과 표 대결을 벌인 그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미완의 단일화, 숨가쁜 유세 일정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놀랍게도 차분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조금 더 지켜 보자. 최재성 의원이나 나나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차분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본인으로의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나.
-나는 줄곧 우리 그룹을 신뢰했고, 그들의 결정에 나를 맡겼다. 단일화 논의에서 개인적인 주장을 펼치지 않았다. 동료들이 공동으로 결정했고 합의한 것이다. 합의 정신이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
→단일화 논의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는데.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노출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잘 되면(단일화가 되면) 누구도 못한 일을 우리가 해낸 것이 된다.
→왜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나.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가치를 나는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본다. 2012년 정권교체는 절박한 문제다. 민주세력과 진보세력이 분열해선 승산이 없다. 지금부터 통합을 준비해야 하는데 양쪽의 접합면을 내가 비교적 수월하게 찾을 수 있다고 봤다. 진보 정당이나 진보적 시민운동 세력에게 좀더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진보세력이 민주당의 미래에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과의 통합까지도 생각한다는 뜻인가.
-나의 핵심공약이 민주·진보 대통합당이다. 그 길을 열어 보겠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담대한 진보를 얘기한다.
-애초 내가 구상한 것을 그분이 가져갔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진보적 가치가 공유되고 넓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민주당 전체로 확산되고 있지 않나.
→손학규 전 대표도 이 전 의원과 연대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있다. 특정 후보와의 연대를 고려하고 있나.
-다른 후보와의 연대는 없다. 특정 계파나 지도자와 연계되지 않고 가치 중심으로 통합하자는 게 486의 결심이다. 누구누구의 편이라고 가르는 줄 세우는 문화를 넘어서야 한다.
→이 전 의원에게 김근태 상임고문은 어떤 의미인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의장을 마치고 감옥에 갔고, 석방된 뒤 처음 들어간 재야단체가 전민련(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이다. 그때 김 고문이 정책실장이었다. 재야와 제도정치권에서 함께하면서 노선과 방향이 서로 어긋난 적이 없다. 역사의 정도를 걷는 분이고, 존경하는 분이다.
→전대협 시절의 시대정신과 지금의 시대정신은 어떻게 다른가.
-당시의 정신은 자주·민주·통일이었고, 민족민주운동이 중심이었다. 이 정신을 계승하되, 지금에 맞게 새롭게 발전시켜야 한다. 진보정치가 그 핵심이다.
→지도부 입성이 목표인가 당 대표가 목표인가.
-둘 다 1차 목표는 아니다. 우선 진보적 가치를 당에 뿌리내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
→486은 어떤 정치를 꿈꾸는가.
-경쟁만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성취하고, 성공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서로 협력하고 양보해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더 합리적인 길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좋은 사회, 좋은 리더십을 만들고 싶다.
→민주당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나.
-서민·중산층이 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속 시원해하지 않는다. 마음속에 와닿지 않는 것이다. 진보개혁적인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지도부도 눈높이를 낮춰야 핵심당원, 기층당원이 일체감을 가질 수 있다. 그래야 새로운 당원이 모인다. 또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새 인재가 들어온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9-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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