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회담] 北 유화 제스처… 협상 불씨는 살려
수정 2009-06-20 00:42
입력 2009-06-20 00:00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북측은 지난해 11월24일 대남 압박 1단계 조치로 ‘12·1조치’를 남측에 통보하면서 “이같은 엄중한 사태가 빚어진 책임은 전적으로 6·15 및 10·4선언을 부정하고 남북 대결을 집요하게 추구해온 남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개성공단 사태에서 북측이 내세우고 있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12·1조치’ 철회 가능성을 밝힌 북측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측이 개성공단 사업을 지속하기를 바라고 있고, 개성공단 사태 해결 과정에서 유연성을 과시하며 일련의 책임을 남측 정부에 전가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측이 전제 조건이나 연계 조건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이를 남측에 제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측이 개성공단 사업 지속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인 방법으로 나타낸 것”이라면서 “다음 회담에선 남측의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대기로에 놓인 개성공단 운영의 공을 이명박 정부에 넘긴 의도가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측이 지난해 ‘12·1조치’를 발표하며 2, 3차 조치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전제조건 없이 ‘12·1조치’를 철회하는 것은 협상 개념으로 볼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북측이 아무 조건 없이 ‘12·1조치’ 철회 의사를 밝힌 것이라면 향후 개성공단 사태 해결 과정에서 남측 당국과 입주기업의 갈등을 유도하려는 전략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측이 개성공단 문제의 주도권을 쥐면서 한편으론 사태해결을 지연시켜 개성공단 철수 책임을 남측 당국에 전가하려는 지구전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개성공단의 미래를 아직은 낙관할 수 없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도 근로자 임금 4~5배 인상, 토지임대료 31배 인상 등의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여전히 북측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09-06-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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