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화제] 이념의 길 달라… 진입로도 두길
26일 평통에 따르면 오는 11월말까지 너비 15m, 길이 75m의 진입로를 마무리지을 예정으로 지난 7월 공사에 착공했다.
그러나 진입로 개설 허가를 내준 중구청이 뒤늦게 진입로에 문화재로 지정된 서울성곽 돌이 옮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공사중지명령을 내려 현재 공사는 멈춘 상태다. 중구청은 문화재청에 형상변경여부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해 놓고 있다.
평통과 자유총연맹의 ‘진입로 분쟁’은 지난해 10월 이재정(61) 평통 수석부의장이 취임하면서 불거졌다.
이 수석부의장은 평통의 땅을 놔두고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의 길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며 토지 반환을 요구, 진입로 공사에 들어갔다. 진입로 공사비가 9억원가량 들어가는 것을 놓고 “평통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81년부터 장충동 남산 기슭에 자리한 평통은 자체 진입로가 없어 자유총연맹의 자유센터 건물 아래를 지나 출퇴근해 왔다. 기존 진입로는 자유센터 건물 뒤편에 ‘ㄷ자를 세워놓은 회랑모양’을 하고 있다. 차량 2대가 겨우 비켜갈 수 있는 폭으로 평통만 사용한다.
평통은 그동안 자유총연맹의 진입로를 쓰는 대가로 옆에 붙어있는 평통 소유 땅 400여평을 무상으로 빌려줬다. 자유총연맹은 이를 사교클럽인 서울클럽에 임대해줬고, 서울클럽은 이를 테니스장과 주차장으로 사용해 왔다.
자유총연맹 관계자는 평통의 진입로 개설배경에 대해 “소유권 행사는 당연하지만 우리를 반통일 단체라도 되는 것처럼 문제삼은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뒤집어 말하면 평통은 관변 정치단체 대표냐.”고 맞섰다.
이에 대해 평통 김점준(41) 운영기획팀장은 “헌법기관으로서 걸맞은 위상을 정립하자는 취지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두 통일단체의 ‘진입로 분쟁’이 원색적인 이념분쟁으로 번지자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최근 평통측 행사에 참석한 자유총연맹 경기도지부의 A씨는 “통일운동을 위해 머리를 맞대도 시원찮은 판에, 지역에서는 서로 왕래도 하는데 중앙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진입로 분쟁’ 때문에 가장 피해를 입은 측은 서울클럽 이용객들이다. 이들은 “평통 진입로가 테니스장을 가로질러 평통을 드나드는 차량들과 교차하는 등 불편이 따르는 데다,10여년간 가꿔온 생활체육의 터전이 사라지게 됐다.”면서 “정부 기관과 대표적인 사회단체가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일을 벌이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