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자 시도? ‘북핵’ 줄타기 곡예?
수정 2005-05-07 10:32
입력 2005-05-07 00:00
지난 4일 “북핵 문제가 중대국면을 맞고 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상당수 언론에 비중있게 보도된 데 대한 일종의 해명이었다.
그는 이렇게 지나간 얘기를 굳이 끄집어내면서 “특별한 긴장 같은 것을 조성하기 위한 말이 아니었으니 그렇게 해석하지 말라. 너무 위기인 것처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반 장관으로서는 북핵과 관련, 강성 발언을 하면 곧바로 ‘위기상황’으로 해석돼 버리는 국면이 편치 않은 난관임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남북한과 미·중·일·러 등 동맹과 적대관계가 얽히고 설킨 복잡한 구도는 이처럼 북·미의 가운데에 낀 주체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줄타기 곡예’로 내모는 것 같다.
이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 내용도 줄타기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양국이 북·미간 상호비방을 우려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즉각 “한·미 동맹관계가 엄연한 현실에서 우리나라가 북한과 미국의 태도를 동등한 잣대로 싸잡아 비판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이 북·미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하면서 본격적으로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까지 연결됐다.
이에 박준우 외교부 아·태국장은 “원론적으로 현 상황 걱정을 했다는 얘기일 뿐이니, 그렇게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중국이 회담에서 북한의 추가적 상황 악화조치 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 역시 논란을 불렀다. 중국과 혈맹관계인 북한으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대북 압박에 동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것도 그래서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북핵과 관련,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이어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반 장관은 마치무라 외상이 불쑥 유엔 안보리 회부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던지는 바람에 황급히 일축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carlos@seoul.co.kr
2005-05-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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