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톡톡] 스페이스X, 로켓 회수 성공… 우주여행 출발은 ‘주워먹기’

유용하 기자
수정 2017-10-26 13:07
입력 2016-04-11 22:56
민간 개발 비용 줄이는 로켓 재사용
‘바다 위 고철’ 재활용 땐 수백억원 절감
벌써 35년 전이군. 1981년 4월 12일은 내게 정말 대단한 날이었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첫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를 타고 하늘로 오른 그 순간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선명하다네. 난 조종사였고, 선장은 달 탐사를 다녀왔던 베테랑 우주인 존 W 영(86)이었지. 컬럼비아호는 지구를 36바퀴를 돌면서 시스템 점검 등 여러 가지를 실험한 뒤 54시간 20분의 비행을 마치고 4월 15일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미사일 발사장에 무사히 착륙했지. 어떤 프로젝트든 첫 번째는 엄청난 위험이 따른다네. 그래서 난 안전하게 착륙해 땅에 발을 내디디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지.
1983년 6월 18일에는 우주왕복선 2호기인 챌린저호의 기장으로 두 번째 비행을 지휘하면서 캐나다와 인도네시아의 통신위성을 정지궤도에 투입하기도 했어. 그 이후로 1984년 챌린저호의 4번째 비행과 6번째 비행을 지휘하는 등 네 번이나 우주왕복선을 타 23일 13시간 46초라는 비행시간을 기록하기도 했지.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는 소련에 앞서 달에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아폴로 프로그램’이 끝난 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내놓은 야심 찬 프로젝트였지.
당시 NASA는 유인 화성 탐사와 우주정거장, 우주정거장에 인력과 물자를 나를 수 있는 우주 수송시스템을 생각했는데 최종 승인받은 것은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뿐이었다네.
위키피디아 제공
며칠 전에 전기차 제조회사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5차례 도전 끝에 로켓 1단 부분을 바다 위 무인선에서 온전히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네. 스페이스X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세운 ‘블루 오리진’이 로켓 회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로켓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
현재 우주로켓들은 대부분 일회용이지. 위성이나 우주선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에는 바다나 땅에 떨어져 고철 신세를 면할 수가 없지. 어느 분야든 민간업체의 가장 큰 관심사는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높이는 것 아니겠나. 로켓을 회수해 재활용하면 로켓을 한 번 발사하는 데 드는 6000만 달러(약 692억원)를 수백만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우주여행 비용도 확 줄지 않겠어.
어쨌든 우주왕복선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주개발에서 성공의 여신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자에게 최후의 미소를 짓는 법이라네. 한국도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우주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목매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한국도 분명히 우주개발 역사의 한 장을 쓸 수 있을 걸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6-04-1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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