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장애물 넘을 준비하는 장애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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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규 기자
수정 2008-06-27 00:00
입력 2008-06-27 00:00
지난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1)가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위한 청원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내 화제를 뿌렸다. 두 다리가 없는 그는 비록 의족을 달았지만 여느 비장애 선수들보다 훨씬 빠르게 트랙을 돌았다. 물론 첨단 과학의 덕이긴 하지만 피스토리우스의 이 시도는 장애체육인들도 곧 비장애인의 세계로 진입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었다.

‘체육’의 사전적 의미는 ‘계획적·의도적인 신체활동을 매개로 하여 인간의 잠재능력을 발휘토록 함으로써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인간을 형성시키는 교육의 한 영역’이다. 문구를 따져보면 신체적·정신적으로 완벽한 인간을 만드는 일이지, 완벽한 인간만이 받아야 하는 교육은 아니다.

대한민국 체육사에 장애인체육에 대한 개념이 도입된 건 고작 20년 전 일이다. 서울올림픽을 4년 남겨둔 지난 1984년 서울패럴림픽조직위원회(당시 명칭은 서울장애자올림픽조직위원회)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는 ‘서울축제’가 끝난 이듬해 곧바로 해산됐다. 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모양새갖추기’ 역할이었던 셈이다. 그러다 2005년 11월 대한장애인체육회(이하 KOSAD)가 독립하면서 ‘마이너리티’에 대한 눈길이 쏠리기 시작했으니 100년 넘은 한국체육사에서 장애인체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너무나 미미하다.

2007년 11월 현재 KOSAD에 등록돼 있는 경기단체는 모두 24개. 인원 수는 남녀 합해 2576명에 불과하지만 잠재적인 장애인 스포츠 공급을 원하는 인원은 이보다 몇 곱절은 많다.

당초 KOSAD는 국가의 체육정책 전반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단체라기보다는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법적 차별성 해소를 반영한 단체로 출발했다.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해 국민체육의 한 부분으로 법률적 위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비장애인들의 이해다.

건국 60년 가까이 소외됐던 장애인체육은 이제야 막 출발한 셈이다. 넘어야 할 산도 무수히 많다.‘평등’에 대한 개념을 보다 확고히 하는 건 기본 조건. 아직 전문체육으로 분류돼 있는 장애체육인들을 위한 전문 인력 확보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또 다른 60년을 준비해야 하는 모든 체육인은 물론 국민 모두의 숙제로 꼽히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8-06-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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