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시대]⑤·끝 업종별 반응 및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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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8-13 00:48
입력 2009-08-13 00:00

전자·자동차업계 “적극 동참” 철강·유화업체들 “비용 부담”

정부가 지난 4일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발표하고 난 뒤 산업계도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고민이 덜한 전자·자동차업체는 적극적인 동참의지를 밝혔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철강·석유화학업체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자동차와 전자업종은 이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4년내 작년의 50%로”

삼성전자는 녹색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5조 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친환경 제품 연구개발에 3조 1000억원, 온실가스 감축 등을 통한 녹색사업장을 만드는 데 2조 3000억원을 쓸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까지 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온실가스 감축이 국제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인 만큼 글로벌 기업이 이를 회피하고 생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G전자도 2020년까지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지난해 대비 연간 15만t 줄이고, 제품 사용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연간 3000만t 줄이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이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고, 유럽 등 선진국 현장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앞서 이행하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수출기업의 경영 전략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전기차 등에 4조 투자

현대·기아차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3년까지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등에 4조 1000억원을 투자한다. 2012년에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하고, 2013년에는 가정에서 직접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출시한다. 현대·기아차는 “연간 278만t에 이르는 공장 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2년에 262만t으로 6%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철강·석유화학·정유 업종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특히 철강업은 석탄을 태워 철광석을 녹이는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이 말처럼 쉽지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게 뻔해서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규제로,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포스코 수소환원 제철법 등 연구

포스코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최근 ‘수소환원 신제철법’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철을 생산할 때 매개체로 사용하는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공법이다. 포스코는 또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한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CDM은 친환경 설비를 갖춰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시멘트업계도 오는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SK에너지 사내 CO2 거래 도입

정유업체인 SK에너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온실가스 목표치를 사내 5개 분야별로 정해 두고 서로 거래가 가능한 ‘사내 온실가스 거래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운영해오고 있다.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온실가스 감축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우리 경제가 아직 중진국 수준이면서 산업구조의 중심이 제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가적인 감축 목표를 최종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09-08-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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