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한달] 전문가들이 본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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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수정 2005-11-28 00:00
입력 2005-11-28 00:00
28일로 한달을 맞은 국립중앙박물관. 안휘준(서울대 고고미술학과 교수) 문화재위원장과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백령 경희대 문화예술연구소 연구위원으로부터 박물관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복합문화공간 자리매김”

안 위원장은 우선 국립중앙박물관이 생긴 지 60년만에 제대로 된 모습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넓고 좋은 시설뿐 아니라 아시아관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역사도 함께 볼 수 있어 좋다.”면서 “모든 전시실이 짜임새 있게 꾸며졌으며 문화상품점·식당 등 부대시설도 잘 갖춰졌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기존 박물관이 ‘유물의 무덤’이었던 것에 비해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로 열린 복합문화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과거 박물관 관계자들만의 공간이었던 도서관이 개방돼 전시유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진수를 한 장소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크다.”면서 “아시아관의 개관은 기존 서구 중심의 역사·문화 해석에서 우리 주변으로 관심을 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백 연구위원은 “그동안 단순한 고고·미술박물관의 개념에서 벗어나 국내 최초의 종합·역사박물관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됐으며, 전시물에 대한 입체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부족한 유물 수집해야”

안 위원장은 “국내 사료 중 박물관에 없는 작품들이 있다.”면서 고려시대 불교회화와 아시아관 유물들을 예로 들었다.14세기 불교회화 2점은 일본에서 빌려와 전시한 뒤 최근 돌려줬다. 아시아관의 인도네시아·중앙아시아실 등의 유물도 대부분 해당 국가에서 대여해온 상태다. 그는 “빠진 부분의 자료를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부족한 유물을 수집, 확보해서 골고루 전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장은 박물관 ‘만남의 집’에 훼미리마트가 있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중앙청을 헐며 용산으로 옮긴 박물관 내에 일본기업인 훼미리마트가 영업을 하면서 하루 3000만원 정도를 벌어가는 모습은 박물관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백 연구위원은 붙박이식 유리전시의 단조로움을 지적했다. 그는 “유물들이 대부분 한 면만 보여주는 평면전시로 이뤄져 오래 보면 지루해 입체전시 등 새로운 전시기법이 아쉽다.”면서 “전시물 설명자료도 여전히 어려워 연구중심이 아닌 전시중심의 마인드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이박물관은 다른 박물관에 비해 규모 및 체험교육은 강화됐지만 어린아이들의 놀이 중심으로 치우친 느낌”이라면서 “소장유물을 활용, 공부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5-11-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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