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 6·25참전 조종사 현충일 야구 시구… 시타는 전우 손자인 현역 F-15K 조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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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수정 2025-06-06 00:00
입력 2025-06-06 00:00

김두만 장군 두산·롯데전 마운드에
강병준 소령 “할아버지 생각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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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함께 프로야구 경기 시구 및 시타에 참여하는 김두만(왼쪽) 장군과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 강 소령은 6·25전쟁 당시 김 장군과 함께 공군창설기를 이끈 ‘전우’ 고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공군 제공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함께 프로야구 경기 시구 및 시타에 참여하는 김두만(왼쪽) 장군과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 강 소령은 6·25전쟁 당시 김 장군과 함께 공군창설기를 이끈 ‘전우’ 고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공군 제공


6·25전쟁 당시 공군 조종사로 100여회 출격한 노장이 현충일을 맞아 전우의 손자와 함께 프로야구 시구자 및 시타자로 나선다.

5일 공군에 따르면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잠실야구장)에서 6일 열리는 2025 KBO리그 두산베어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에 6·25 참전 조종사였던 김두만(98·예비역 공군 대장) 장군이 시구자로, F-15K 조종사 강병준(33) 소령이 시타자로 참여한다. 강 소령은 김 장군과 함께 참전했던 고 강호륜(1925~1990) 장군의 손자다.

강 장군과 김 장군은 각각 1948년 학사사관 3기, 1949년 학사사관 5기로 임관해 공군 창설기를 함께한 선후배 조종사였다. 두 사람은 여의도, 제주, 사천, 강릉기지에서 함께 근무했고 전시에는 한국 공군 최초 단독출격작전, 지리산 공비토벌작전 등을 함께 수행했다.

6·25전쟁 당시 102회 출격한 김 장군은 대한민국 최초 100회 출격의 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후 공군작전사령관과 제11대 공군참모총장 등을 지냈다. 6·25전쟁 10대 영웅으로도 선정됐다.

강 장군은 6·25전쟁 발발 이후 우리 공군이 급하게 인수한 미 공군의 F-51D 무스탕 전투기 도입요원 10명 중 한 명이다. 당시 일본에서 단 한 번의 탑승 비행훈련만 받은 뒤 전투기를 조종해 대구기지로 돌아왔다. 강 장군은 전쟁 중 총 78회 출격했다.

그의 손자인 강 소령은 2015년 공군 학군사관 42기로 임관해 현재는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제102전투비행대대에서 3편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할아버지를 직접 뵌 적은 없지만 할머니와 아버지로부터 활약상을 듣고 ‘운명처럼’ 전투기 조종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한다.



강 소령은 “할아버지께서 시타하는 모습을 보셨다면 얼마나 뿌듯해하셨을까 하는 마음에 울컥했다”며 “할아버지와 김 장군님처럼 불굴의 투지와 불패의 기량으로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는 조종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시구·시타 후에는 F-15K 4대가 잠실야구장 상공에서 저공 기념비행을 한다.

허백윤 기자
2025-06-0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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