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래도 되나 싶던 2100조 베팅… 대규모 투자 없인 AI 경쟁 못 쫓아간다”

송수연 기자
수정 2026-11-06 00:58
입력 2026-11-06 00:58
서울대 특강서 과잉 유동성 지적
증시 변동성 대비 자산관리 당부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5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것과 관련해 “롤러코스터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집중되면서 작은 충격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진단이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 주제 특강에서 미국 중간선거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 계열사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최 회장은 “오늘 저희 주가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봐서는 중간선거와 반도체가 크게 영향이 없다는 게 마켓(시장)의 평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도 그대로고 아직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는데 바뀔 것이란 생각만으로 시장이 과하게 반응한다. 이런 일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증시가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리는 원인으로 과잉 유동성을 지목했다. 특히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주요국이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섰고, 코로나19 당시에는 더욱 많은 유동성이 공급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 회장은 “적당한 포트폴리오를 집어넣고 움직여야 한다. 이는 자산관리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점도 짚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그때 저도 ‘이거 이렇게 발표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투자 발표를 하겠다고 한 게 2100조원이었고 이게 정상적인 계획이냐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이미 이런 게임에 들어와 있고, 우리도 이렇게 베팅하지 않고서는 쫓아갈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중 패권 경쟁으로 한국의 기존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도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응할 해법으로 기업과 개인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AI 네이티브 국가, 한일 경제협력 확대, 중소기업의 대기업 성장을 유도하는 기업 성장 인센티브 강화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송수연 기자
세줄 요약
- 증시 급락 배경, 과잉 유동성 구조 지적
- AI 경쟁 대응, 2100조원 투자 필요성 강조
- 수출 주도형 성장 한계와 새 해법 제시
2026-11-06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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