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의 글로벌 퍼스펙티브] 美 우선·트럼프 우선주의의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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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1-06 00:57
입력 2026-11-06 00:57
3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패했다. 민주당이 켄사스와 텍사스 등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지역에서 선전하며 연방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이 된 것이다. 공화당의 패인은 한마디로 하면 이란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때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것은 올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의 여파로 유가가 급등한 3월 중순이었고, 이후 그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2016년 대선 이후 미국 정치의 맥락에서 보면 이번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은 미국 우선주의와 트럼프 우선주의의 균열이었다. 트럼프는 엘리트들이 추진한 글로벌리즘, 즉, 전 지구적 군사 개입과 미국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등 패권 기획이 미국 민중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이렇게 왜곡된 기존 질서에 의해 배제되고 잊힌 민중을 대변하여 기존 질서를 개혁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미국 정치는 기존 질서의 틀에서 이익을 조정하는 분배의 정치가 아니라 기존 질서의 틀 자체를 바꾸는 구성의 정치로 전환됐다.

집권 1기 트럼프 정부의 ‘개혁’은 인력 풀의 제한과 의회와 언론, 관료의 견제로 기존 질서의 관례와 규범을 깨는 데 그쳤고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미숙한 대응으로 재집권에 실패했다. 조 바이든의 민주당 정부는 미국 민주주의와 패권을 복원하고 미국인의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지만 인플레이션과 이민자 급증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트럼프에게 정권을 내주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공화당은 청년과 중남미계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일부로 선거연합을 확대하며 대통령과 연방 상원과 하원 선거를 석권했다. 사당화된 공화당과 프로젝트 2025 등의 정책 기획을 바탕으로 2기 트럼프 정부는 기존 질서의 규칙과 제도 자체를 파괴해 나갔다. 마가의 우익 민중주의가 제도권에 진입하면서 마가는 트럼프 팬덤으로 전환되고 트럼프는 자신이 마가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란 전쟁으로 미국 우선주의와 트럼프 우선주의는 전면 충돌했다. 영구한 전쟁에 반대하던 트럼프가 이스라엘과 공모하여 이란 전쟁을 일으키고 미국인이면 응당 누려야 할 중산층의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하지 못하게 하는 유가와 생계비 급등은 방기하고 백악관 개축과 반사 연못 등에만 신경 쓰는 사이 그 일족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데 대해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공화당 지지층도 절망하고 분노했다. 그 후과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청년과 중남미계는 다시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고 공화당은 전통 강세 지역에서 역사적 패배를 당한 것이다.

미국 정치는 여전히 새로운 지배적인 선거연합의 수립에 실패한 채 정파적 교착을 거듭하고 있고 트럼프 우선주의의 한계를 절감한 공화당은 물론 생계비를 내세워 승리한 민주당도 실제 미국인의 삶을 향상시키는 미국 우선주의의 경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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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2026-11-0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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