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암 진단 후 부모가 버렸다”…홀로 투병한 23세女, 결국 사망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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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기자
수정 2026-11-06 19:22
입력 2026-11-05 16:25

18세 골육종 진단 후 가족과 단절
19세 때 오른쪽 다리 절단 등 7차례 대수술
세상 떠나기 전 할머니와 영상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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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 암 진단 후 가족과 사실상 단절된 채 5년간 홀로 투병해 온 20대 중국 여성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 SNS 캡처
10대 시절 암 진단 후 가족과 사실상 단절된 채 5년간 홀로 투병해 온 20대 중국 여성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 SNS 캡처


10대 시절 암 진단 후 가족과 사실상 단절된 채 5년간 홀로 투병해 온 20대 중국 여성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항암 투병 과정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해 온 여성 샤진허(夏瑾禾·활동명 치지 샤샤)가 지난달 27일 오후 8시 28분 상하이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향년 23세.

안후이성 허페이 출신인 샤샤는 18세 때 대학 입학시험을 앞두고 골육종 진단을 받았다. 골육종은 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그는 병세가 악화하면서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다. 어렵게 사범대학에 합격했지만 대학 생활을 시작할 기회도 잃었다.

그의 투병 과정에서 더욱 큰 고통은 가족의 부재였다. 샤샤는 생전 SNS를 통해 아버지가 한 번도 자신을 찾아오지 않았고, 어머니 역시 투병 초기 치료를 돕다가 1년여 만에 연락을 끊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수술 동의서에 스스로 서명하며 치료를 이어가야 했다.

19세에 오른쪽 다리 절단…7차례 대수술·20여 차례 항암치료암세포 확산을 막기 위해 샤샤는 19세 때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베이징과 광저우, 상하이 등을 오가며 치료를 이어갔다.

그가 견뎌낸 치료는 혹독했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샤샤는 투병 기간 7차례의 대수술과 20여 차례의 항암 치료를 받았다.

그는 치료비와 의족 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돈을 벌었다. 초기에는 안후이성 고향에서 손으로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며 생활비와 치료비를 보탰고, 몸 상태가 나빠진 뒤에는 SNS 라이브 방송과 온라인 판매를 통해 치료비를 마련했다.

그의 사연은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2022년부터 샤샤의 투병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일부는 여행을 함께하며 그가 세상을 더 경험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특히 샤샤는 자신과 같은 병을 앓는 환자들에게도 응원의 말을 건네는 등 도움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환자들을 돕는 일에도 마음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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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 암 진단 후 가족과 사실상 단절된 채 5년간 홀로 투병해 온 20대 중국 여성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 SNS 캡처
10대 시절 암 진단 후 가족과 사실상 단절된 채 5년간 홀로 투병해 온 20대 중국 여성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 SNS 캡처


할머니와 마지막 영상통화 후 눈 감아병세는 끝내 호전되지 않았다. 암세포는 폐와 흉막, 척추 등으로 전이됐고, 피부 괴사와 심각한 감염까지 겹쳤다.

의료진은 다학제 논의를 거쳐 흉벽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 재건하는 수술을 진행했지만, 장기간의 항암 치료와 반복된 수술로 심폐 기능이 크게 떨어졌다. 결국 그는 골암 말기와 심폐 기능 부전으로 숨을 거뒀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가장 간절히 바랐던 것은 할머니와의 만남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가 오랜 기간 외지에서 일하면서 주로 조부모 손에서 자란 샤샤에게 할머니는 각별한 존재였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은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했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샤샤는 지난달 27일 새벽 호흡곤란을 겪으며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놓였다. 곁을 지키던 지인과 간병인이 번갈아 이름을 부르며 두 시간가량 깨우려 애쓴 끝에 그는 다시 의식을 찾았다.

말을 할 힘조차 없었던 샤샤는 영상 통화를 통해 할머니를 만났다. 화면 속 할머니가 자신의 애칭을 부르며 계속 버티라고 말하는 모습을 본 뒤에야 마지막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고 간병인은 전했다.

샤샤는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재산을 병원 골종양과에 기부해 다른 환자들의 치료를 돕겠다는 유언도 남겼다.

그는 생전 SNS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 세상에서 나는 먼저 로그아웃한다”면서 “고통과 걱정 없이 꽃과 나무가 있는 곳에서 쉬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낯선 이들이 지킨 마지막 길…장례식장에 전국 각지 추모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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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국화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장례식 국화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샤샤의 마지막을 함께한 것은 가족만이 아니었다. 온라인을 통해 인연을 맺은 지인들과 간병인, 음악 치료사,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을 지켰다.

지난 3일 상하이 룽화 장례식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지인과 SNS 이용자, 암 환자 가족들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식장에는 ‘이제 아프지 말고 평안하길 바란다’, ‘당신의 용기를 기억하겠다’는 내용의 추모 메시지와 꽃다발이 이어졌다.

샤샤를 마지막까지 돌본 51세 간병인은 그를 자신의 딸처럼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샤샤가 병상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고, 오히려 샤샤가 자신을 위로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부터 그를 도왔던 음악 치료사는 샤샤를 위해 노래를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휠체어를 타고 장례식장을 찾은 한 여성 환자는 자신 역시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늘 다른 환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줬던 샤샤를 기억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보희 기자
세줄 요약
  • 18세 골육종 진단 뒤 홀로 5년간 투병
  • 다리 절단·대수술·항암치료 끝없는 고통
  • 할머니 영상통화 후 세상 떠나며 추모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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